국민의힘, ‘종북 현수막’ 걸려다 수도권 후보들 반발…몇시간 만에 철회

2024.03.27 06:00 입력 2024.03.27 06:12 수정

급해진 당·정 ‘색깔론’

<b>윤 대통령, 심혈관센터 방문</b>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주 한국병원을 방문해 병원 심혈관센터장으로부터 심혈관센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 심혈관센터 방문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주 한국병원을 방문해 병원 심혈관센터장으로부터 심혈관센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인요한 위원장 “이번 선거 이·조 심판” 이념 대결 구도 강조
‘보수 흔들릴라’ 위기감에 국면 전환용 카드…당내서도 당혹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은 26일 4·10 총선과 관련해 “이념과 사상에 대해서는 전쟁을 치러서라도 지켜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반국가세력들이 국가안보를 흔들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한 날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함께 여권 총선 ‘투톱’을 맡은 인 위원장이 이념전쟁을 선언한 것이다. 이념을 앞세워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선거는 잔치고, 운동경기인데 이번 4월10일 선거는 이념과 사상이 많이 대립이 돼 있다”며 이념 대결 구도를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이·조’라고 칭하며 심판론을 폈다. 그는 “왜 선거가 중요하냐면 먼저 이·조의 심판”이라며 “이재명 대표와 조국 교수는 굉장히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말과 행동을 해왔다. 권력으로, 일어나고 있는 범법행위를 덮으려고 하는 아주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인 위원장은 기자들이 이념·사상 전쟁을 거론한 이유를 묻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대해서는 후퇴해선 안 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시장경제 바탕의 자유민주주의를 말했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높은 것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러 가지 불만을 가진 사람들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선거가 가까워지면 그 거품이 빠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종섭 주호주대사 논란에 대해서는 “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면, 캐나다나 호주나 이런 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공무원이니까 언제든 돌아와서 조사받을 수 있지 않나”라며 “그분이 어디로 도피할 것도 아니고, 해외로 잠적한 건 아니지 않나. 너무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첫 일정으로 인천 백령도를 찾아 천안함 용사 위령탑을 참배했다.

인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조국혁신당 돌풍의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정권심판론이 아닌 이념 대결로 총선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수당이 되기 위해 중도층 확장에 주력해야 할 시점에 보수층 결집 카드를 꺼낸 것은 국민의힘의 다급한 사정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권심판론의 파도가 커지면서 지지 확장은커녕 보수층까지 흔들리는 상황이란 것이다.

앞서 한동훈 위원장도 지난 19일 중앙선대위 발대식에서 “이번에 지면 종북세력이 이 나라의 진정한 주류를 장악하게 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동작 후보 지원유세에서도 “이대로 가면 이재명·조국 같은 사람들, 통진당 아류 종북세력들이 대한민국을 장악하게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날 지역구에 ‘더 이상 이 나라를 범죄자들과 종북세력에게 내주지 맙시다’라는 문구의 현수막 게시 지시가 내려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27일까지 걸 수 있는 정당 정책현수막에 이 같은 문구를 담으라는 공문이 내려왔다가 몇시간 만에 철회됐다. 이는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인 윤재옥 원내대표의 지시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종북 몰이’ ‘이념 대결’ 구도의 선거전략에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되니까 현수막 게시를 철회했다”고 전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위원장이나 저는 지금은 그것보다는 여당으로서 역할에 집중할 계획이라 최종적으로 그 홍보 문구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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