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실장에 이병기 국정원장 ‘돌려막기’… 집권 2년 만에 바닥난 ‘수첩 인사’

2015.02.27 22:09 입력 2015.02.27 23:05 수정

박 대통령, 인적쇄신 마무리

▲ 새 국정원장에 이병호… 쇄신 무색
의원 3명 정무특보 이례적 기용
야 “사상 유례없는 잘못된 인사”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대통령 비서실장에 이병기 국가정보원장(68)을 임명했다. 이 원장은 국정원장 취임 7개월여 만에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 실장 발탁으로 공석이 된 국정원장엔 이병호 전 국가안전기획부 2차장(75)을 깜짝 지명했다. 청와대 정무특보단엔 여당인 새누리당 재·3선 의원 3명을 내정했다.

박 대통령이 앞서 이완구 국무총리 발탁과 4개 부처 개각에 이어 비서실장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지난해 말 비선실세 국정개입 파문 이후 진행된 여권 개편을 마무리하게 됐다. 하지만 ‘2·27 청와대 인사’가 ‘돌려막기’ ‘올드보이 귀환’ ‘불통’ 등 박근혜 정부 인사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보여준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5년 정부 업무보고 및 경제혁신 3개년 계획 2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수첩을 보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5년 정부 업무보고 및 경제혁신 3개년 계획 2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수첩을 보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병기 신임 실장 발탁 배경을 두고 “국제관계와 남북관계에 밝고 정무 능력과 리더십을 갖춰 대통령비서실 조직을 잘 통솔해 산적한 국정현안에 대해 대통령을 원활히 보좌하고 국민과 청와대 사이의 소통의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외교관 출신인 이 실장은 2007년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서 선거대책부위원장을 맡았고, 현 정부 들어 초대 주일대사, 국정원장을 역임한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하지만 이 실장이 국정원장 임명 7개월 만에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외교안보 라인의 공백 우려가 제기된다. 수장이 사실상 청와대에 차출되면서 국정원 위상도 상처를 입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기관 수장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옮긴 것은 박정희 정부 당시 이후락·김계원 비서실장 이후 36년 만이다.

민 대변인은 이병호 전 안기부 2차장을 두고는 “26년간 국정원에서 국제국장과 2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관련 경험과 전문성이 풍부하다”고 밝혔다.

이병기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이 지난해 7월18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정보원장 임명장을 받은 뒤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과 악수를 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병기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이 지난해 7월18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정보원장 임명장을 받은 뒤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과 악수를 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청와대 홍보수석을 전격 교체했다. 신임 홍보수석에는 SBS 정치부장과 보도국장, 기획본부장 등을 거친 김성우 대통령 사회문화특보(55)가 발탁됐다. 김 신임 수석은 불과 한달여 전인 지난달 23일 대통령 사회문화특보에 임명됐다.

또 대통령 정무특보에는 새누리당 친박 핵심인 윤상현·김재원 의원(재선)과 비주류 주호영 의원(3선)이 임명됐으며, 새천년민주당 출신 김경재 전 의원이 홍보특보로 추가 위촉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음지에서 일하는 정보기관의 수장을 국정운영의 중심인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은 사상 유례 없는 잘못된 인사”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을 잘 알고 청와대를 잘 아는 분을 비서실장에 임명한, 적재적소의 인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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