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金… 캐나다 ‘황홀한 피날레’

2010.03.01 18:27 입력 2010.03.02 00:25 수정

‘신동’ 시드니 크로스비 연장 7분 40초 골든골로 미국에 3대2 짜릿한 승리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치른 캐나다가 온통 축제에 빠졌다.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금메달 14개, 은메달 7개, 동메달 5개로 금메달 순으로 따진 종합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캐나다가 온통 열광하고 있는 이유는 나머지 메달(금 13개, 은 7개, 동 5개)과 모두 바꿀 수 있는 1개의 금메달, 바로 아이스하키 남자 결승전 승리 때문이다.

캐나다의 시드니 크로스비(가운데)가 1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미국과의 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 연장전에서 3-2 결승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밴쿠버 | AFP연합뉴스

캐나다의 시드니 크로스비(가운데)가 1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미국과의 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 연장전에서 3-2 결승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밴쿠버 | AFP연합뉴스

캐나다는 1일 열린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2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14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해외 언론들은 “역사상 길이 남을 최고의 명승부”라는 찬사를 쏟아냈다.

경기 전부터 뜨거웠다. 아이스하키 결승전 입장권 가격은 수백만원을 넘어섰다. 주관방송사인 미국의 NBC는 “수십년 만의 최고 시청률”을 예고했다. 예선에서는 미국이 5-3으로 캐나다를 이긴 터였다.

캐나다는 2피리어드까지 2-1로 앞섰지만 3피리어드 마지막 24초를 버티지 못했다. 골문을 비워둔 채 모두 공격에 뛰어든 미국의 기세에 눌리며 동점골을 허용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금메달을 노렸던 선수들도 팬들도 모두 어깨를 늘어뜨렸다.

위기에서 빛난 주인공은 캐나다 ‘아이스하키의 전설’ 웨인 그레츠키의 후계자로 지목받는 ‘신동’ 시드니 크로스비(23)였다.

크로스비는 2005년 피츠버그 펭귄스에 전체 1차지명으로 뽑히며 북미하키리그(NHL)에 진출했고 이후 각종 최연소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NHL 최고 스타. 2008~2009시즌에는 22세의 어린 나이에 주장을 맡으며 스탠리컵 우승을 따냈다.

결승전을 앞둔 2경기에서 무득점으로 최고 스타답지 않게 침묵했던 크로스비는 연장 7분40초에 2 대 1 패스를 통한 감각적인 원터치 슛으로 짜릿한 승부를 끝냈다. 백스윙 없이 손목의 힘으로만 퍽을 강하게 날렸고, 이번 대회 철벽 방어를 자랑하던 미국 골리 라이언 밀러의 가랑이 사이를 빠져 끝내기 골로 연결됐다. 골든골의 주인공 크로스비는 “캐나다 소년이라면 자라면서 수천 번도 더 꾼 꿈을, 내가 현실로 이뤄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메달은 캐나다의 몫이었지만, 아이스하키 종목의 MVP는 147개의 슈팅 중 139개를 막아내 선방률 94.6%를 기록한 라이언 밀러에게 돌아갔다. 패배한 팀의 골리에게 MVP가 주어진 것도 이례적이다.

2007년 백혈병으로 죽은 사촌동생 맷 밀러를 기리기 위해 골리 헬멧 뒤에 ‘맷 맨’이라고 새기고 뛰었던 밀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부착 금지’ 통고를 받았다가 사연을 설명한 뒤 이를 허락받기도 했다.

밀러는 “결승골을 내줘 조금 아쉬운 게 사실”이라며 “크로스비가 내 생각보다 더 빨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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