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 반격이냐, 일단 관망이냐…이란 놓고 고심하는 이스라엘

2024.04.15 20:59 입력 2024.04.15 21:04 수정

전시내각, 재보복 단행에 ‘긍정적’…시기·강도엔 이견

시민사회 “자제” 목소리도…미·서방 등 주요국 “반대”

이란에 본토를 공습당한 이스라엘 정부는 보복에는 공감하면서도 반격 시기와 방식을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미국 등 이스라엘 동맹국은 이스라엘의 방어를 돕겠다면서도 확전 반대 뜻을 표명했다.

1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 등 전시내각 각료들은 이날 텔아비브 키리야 군사기지에서 3시간 넘도록 이란 공습과 관련해 회의를 진행했다.

이스라엘 N12 뉴스는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 4명의 말을 인용해 회동에서 각료 상당수가 이란에 보복을 단행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대응 시기와 강도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고 전했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간츠 대표와 같은 당 가디 아이젠코트 의원은 즉각 반격에 나설 것을 주장한 반면, 갈란트 장관과 헤르지 할레비 참모총장은 이란이 쏘는 발사체를 요격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며 응전에 반대했다고 한다. 갈란트 장관 측은 공격을 시작한다면 미국과의 조정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루살렘포스트는 간츠 대표와 아이젠코트 의원이 이란에 보복하는 시기를 미룰수록 국제사회의 지지율이 낮아질 것이라며 즉각 대응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반면 전시내각의 나머지 구성원은 이란 공격으로 인한 피해 규모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스라엘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보복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습이 ‘제5차 중동전쟁’으로 번지면 경제와 사회가 붕괴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4분기 이스라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들었다. 일간 하레츠는 사설에서 “미국의 지원 없이 이란을 공격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무모한 일”이라며 하마스와의 전쟁이 6개월 넘도록 이어지는 상황에서 인질 문제를 해결하고 휴전을 추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년 넘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고 있는 서방 국가도 확전을 원치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반격을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이날 이란을 겨냥해 “통제할 수 없는 지역의 긴장 고조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 이는 피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중동 안보를 안정화하고 국내 경제성장에 몰두해온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도 이스라엘에 반격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한 걸프 국가 소식통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아무도 (전쟁) 확대를 원하지 않는다. 모두가 상황을 억제하고 싶어 한다”며 “아마 (중동 각국이) 광범위한 전화 외교를 진행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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