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명 성폭력 피해” 여고졸업생들 '미투'...교육청 조사 착수

2018.04.05 15:20 입력 2018.04.05 15:21 수정

서울 노원구의 한 여고 졸업생들이 이 학교 교사들이 학생 40여명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학교는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들을 수업배제 조치했고, 서울시교육청은 조사에 착수했다.

이 학교 졸업생으로 구성된 ‘ㄱ여고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는 “지난달 졸업생, 재학생, 교직원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100명 중 42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특정 몇몇 교사들이 자행한 성폭력을 경험했고, 57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성폭력을 목격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 및 목격자들이 공통적으로 진술한 가해 행위로는 가슴 부위 및 엉덩이를 치거나 교복 치마 속에 손을 넣어 허벅지를 쓰다듬거나 꼬집는 행위, 볼을 깨물거나 입술 및 볼에 키스를 하는 행위, 포옹이나 팔을 쓰다듬는 등 불필요한 신체접촉 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창녀, 돼지 등 인신 모독과 학생의 교복 재킷을 들추며 ‘나는 네 속이 궁금해’라고 말하고, 엉덩이를 치며 ‘찰진데?’라고 말하는 언어 폭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익명의 제보자는 재학 중 실시된 교사 평가를 통해 본인을 포함한 학생 여러 명의 성추행 및 성희롱 피해사실을 알렸고, 피해 학생 학부모들이 학교 측에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면서도 “가해교사에게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등 학교 측에서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재학 당시 교사의 권력이 두려워 공론화시키지 못했지만 이제라도 그릇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응답자 포함한 많은 학생들은 교육부에서 철저한 진상 조사가 이루어지고 가해자들, 특히 습관적인 성폭력을 자행한 모 교사가 징계되고 처벌되어 교단에서 물러나는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일단 가해 교사로 지목된 교사들에 대해서는 수업 배제 조치를 내렸고, 사실 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학생들과 분리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은폐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교원 평가 및 학부모 항의에서 그런 사실이 있었는지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40여명의 피해 학생이 있는 등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5일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연 뒤 해당 학교 측에 가해 교사에 대한 수업 배제 조치 및 수사기관 고발 조치를 지시했다”고 했다. 교육청은 6일 오전 이 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내 성폭력 피해 실태 전수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피해 사실이 확인될 경우 피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등을 실시할 것이고, 조만간 이 학교 전교생 및 전교원을 상대로도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민 기자

김상민 기자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