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이맘때]2014년 9월 ‘박 대통령 캐나다 순방과 교민 시위’

2015.09.17 13:57 입력 2015.10.11 16:31 수정

혹시 지난해 9월에 벌어진 사건 가운데 기억하는 사건이 있나요? 독자들은 ‘1년 전 이맘때’ 어떤 기사를 가장 많이 읽었을까요?

매일 쏟아지는 뉴스로 어제 벌어진 일조차 기억하기 어려운 시대에 ‘1년 전’을 묻는 건 어리석은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벅찬데 예전 일을 기억해 뭐하느냐’고 반문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과거가 모여 우리가 사는 ‘오늘’이 만들어집니다.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은 모두 과거에 우리가 대응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향이네가 한 달에 한 번, 1년 전에 보도했던 뉴스 가운데 독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였던 뉴스를 선정해 전해드립니다. [1년 전 이맘때] 2014년 9월은 ‘박 대통령 캐나다 순방과 교민 시위’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9월20일부터 26일까지 4박7일간 캐나다와 미국을 순방했습니다. 특히 한국 대통령의 국빈 자격 캐나다 방문은 15년 만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의 순방 자체보다 더 주목을 받은 사건은 따로 있었습니다. 캐나다 현지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던 교민들과 유학생들을 청와대 경호팀 소속으로 추정되는 경호원이 막아서자, 캐나다 경찰이 경호원에게 “그들에게 손대지 말라”고 경고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습니다. 박 대통령 ‘심기경호’를 위해 대형버스와 트럭을 동원해 시위대를 가리는 장면도 공개됐습니다.

지난해 9월22일 오전(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수상관저 정문 앞에서 청와대 경호원이 몸으로 시위대를 막으려고 시도하다가 시위대의 현수막을 건드리자 현지 경찰이 경호원에게 “당신은 시위대를 건들 수 없다. 손대지 말라”(You can’t touch them. Don’t touch them.)고 경고하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지난해 9월22일 오전(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수상관저 정문 앞에서 청와대 경호원이 몸으로 시위대를 막으려고 시도하다가 시위대의 현수막을 건드리자 현지 경찰이 경호원에게 “당신은 시위대를 건들 수 없다. 손대지 말라”(You can’t touch them. Don’t touch them.)고 경고하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캐나다 교민·유학생 등 10여명은 지난해 9월20일부터 22일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 일정에 맞춰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21일 오후(현지시간) 오타와 총독관저 정문 맞은편에서 이들이 시위를 시작하자 한국정부 직원들이 탑승한 흰색 대형버스와 검은색 밴이 시위대 주변에 정차했습니다. 10분쯤 뒤 박 대통령이 탄 차량이 진입하자마자 버스와 밴은 시위대를 가립니다.

22일 오전 수상관저 정문 앞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전날과 같은 흰색 버스가 나타나자, 시위대는 캐나다 경찰에 버스 이동을 요청해 달라고 말했고, 버스는 시위대 주변에서 이동합니다. 시위대에 따르면, 이때 청와대 경호원들은 “차를 지금 빼면 어떡해”를 연발했다고 합니다. 이후 경호원들이 몸으로 시위대를 막으려고 시도하다가 시위대의 현수막을 건드리자 현지 경찰은 경호원에게 “당신은 시위대를 건들 수 없다. 손대지 말라”(You can’t touch them. Don’t touch them.)고 경고합니다. 이 장면은 현장에 있던 교민이 찍은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같은날 박근혜 대통령이 묵었던 샤토로리에 호텔 후문 앞에서는 어떻게 보면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펼쳐집니다. 박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을 환영하는 문구와 삼성 로고가 새겨진 2대의 트럭이 시위를 방해하기 위해 이들의 움직임을 따라 도로 갓길에서 전진과 후진을 반복합니다. 호텔 방향에서 시위대가 보이지 않도록 트럭 1대가 이들을 가로막다가, 시위대가 트럭 뒤쪽으로 이동하자 또 다른 트럭이 후진해서 시위를 방해합니다. 박 대통령이 탄 차량의 이동 방향에 맞춰 시위대가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이동하자 트럭이 시위대와 나란히 움직이며 박 대통령이 볼 수 없도록 합니다. 이 장면 역시 영상으로 남겨졌습니다.

지난해 9월22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이 묵고 있던 샤토로리에 호텔 후문 앞에서 박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을 환영하는 문구와 삼성 로고가 새겨진 2대의 트럭이 시위대를 방해하기 위해 이들의 움직임을 따라 도로 갓길에서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지난해 9월22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이 묵고 있던 샤토로리에 호텔 후문 앞에서 박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을 환영하는 문구와 삼성 로고가 새겨진 2대의 트럭이 시위대를 방해하기 위해 이들의 움직임을 따라 도로 갓길에서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당시 새누리당은 현지에서 벌어지는 시위에 대해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외교적인 성과를 거두며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고 있는 동안 일부 교민들의 도를 넘는 행동이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들의 ‘스토킹 시위’는 결국 우리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대통령의 이번 순방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매국적인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배후세력이 있다면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 기사는 지난해 당시 페이스북에서 74만여명에게 도달, 1만670명이 ‘좋아요’를 누를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시민들은 “경찰은 시민을 보호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권력을 보호하고 있다” “진심으로 눈물이 날 것 같다. 캐나다 경찰의 말은 당연한 건데 왜 따뜻하게 들리는 거냐” “대수롭지 않은 문화적 차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건 국가와 개인의 관계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집단주의 문화인 한국사회에서 개인의 위치와 자유민주주의 전통이 생활 속에 자리잡은 사회에서 개인의 위상이 다른 것이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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