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6 촛불집회

박사모, 대구 서문시장 총동원령 집회에 400여명 참석···흥행 대실패

2016.11.26 14:57 입력 2016.11.27 09:51 수정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국대회가 26일 전국 곳곳에서 예정된 가운데,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대구에서 맞불 집회를 벌였다. 하지만 회원들의 참여가 저조해 당초 예상 인원의 절반 수준만이 모였다.

‘박사모 대구지역본부’와 전국에서 모인 박사모 회원 등 400여 명은 26일 오후 1시부터 대구 중구 서문시장 주차타워가 위치한 4지구 입구 도로변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반대하는 모임을 가졌다. 주최 측은 지난 22일 저녁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에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올렸지만, 당초 예상 인원(1000여 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가 참석했다.

26일 낮 12 40분쯤, ‘박사모’ 회원들이 집회를 예고한 대구 중구 서문시장 주차타워 일대에 100명이 채 안되는 참가자가 모여 있다.

26일 낮 12 40분쯤, ‘박사모’ 회원들이 집회를 예고한 대구 중구 서문시장 주차타워 일대에 100명이 채 안되는 참가자가 모여 있다.

26일 낮 12 40분쯤, ‘박사모’ 회원들이 집회를 예고한 대구 중구 서문시장 주차타워 인근 무대를 한 참가자가 바라보고 있다.

26일 낮 12 40분쯤, ‘박사모’ 회원들이 집회를 예고한 대구 중구 서문시장 주차타워 인근 무대를 한 참가자가 바라보고 있다.

이날 낮 12시 40분쯤 대구 중구 서문시장. 집회가 예정된 주차타워 앞에는 100명도 채 안되는 회원들이 발을 동동 굴리며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주최 측은 박 대통령 하야를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벌였고, 일부 인사는 누군가와 집회 참가를 독려하는 내용의 통화를 하기도 했다.

작은 태극기를 들고 있던 한 중년 여성은 “사람들이 와 이리 없노. 추워서 그라나”라고 말했다. 대구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집회 신고 인원은 1000명이었지만) 실제로는 800명 정도가 참석할 것으로 봤는데, 이 수준에도 못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식 행사가 예정된 오후 1시가 가까워지자 회원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형 태극기를 든 회원 10명 정도가 집결을 유도했다.

26일 오후 ‘박사모’ 회원들이 대구 중구 서문시장 주차타워 일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26일 오후 ‘박사모’ 회원들이 대구 중구 서문시장 주차타워 일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오후 1시. 주최 측은 본격적으로 손팻말과 작은 태극기 등을 참가자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박사모 회원들은 ‘대통령하야 반대’, ‘종북세력 척결’, ‘난동세력 진압하라’, ‘강제하야 절대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채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박근혜”, “김진태” 등을 연호했다.

주최 측은 “(박 대통령이) 나라를 팔아 먹었나. 왜 하야해야 하는가”, “언론과 야당이 앞장서서 선동하고 있는데, 가만 있어서 되겠습니까”라고 외쳤고,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행사 시작 후 참가자 수가 늘어 400여 명 수준으로 불어나자, 주차타워 앞 왕복 2차로 도로는 막혀 버렸다. 이 때문에 주차타워를 이용하려는 시민들과 상인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26일 오후 집회에 참가한 박사모 한 회원이 박 대통령 퇴진을 반대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있다.

26일 오후 집회에 참가한 박사모 한 회원이 박 대통령 퇴진을 반대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과 상인은 씁쓸하다는 의견을 주로 보였다.

불과 2년여 전까지만 해도 박사모 회원이었다는 이모씨(45·여)는 “대구가 바뀌고 있는데 아직까지 이런 분들이 있다는 게 정말 답답하다. 저녁에 동성로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가하기 전 구경이나 가보자 싶어 이 자리에 왔다”며 “지난 대선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을 찍었는데, 지금은 손가락을 잘라내 버리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씨는 “박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기분이 너무 좋아서 지인들에게 17만원 어치 술을 샀을 정도로 믿었는데…”라며 말을 줄였다.

집회장 바로 앞에서 만난 70대 상인은 “장사만 안되게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여기 상인들의 마음은 (박 대통령을) 이미 떠났다. 빨리 집회나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박사모’ 회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반대하는 집회를 연 가운데, 주최 측이 현장에서 나눠 준 전단.

26일 오후 ‘박사모’ 회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반대하는 집회를 연 가운데, 주최 측이 현장에서 나눠 준 전단.

박사모 회원들은 이날 오후 3시쯤 집회 장소에서 출발해 중구 동산네거리~서성네거리~종로 입구까지 약 1㎞를 행진한 후 오후 4시 50분쯤 다시 서문시장 주차타워 앞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행진하면서 “탄핵 반대”, “박근혜”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당초 중구 중앙네거리 일대까지 행진을 예고해 ‘박근혜 퇴진 대구비상시국회의’ 측과 충돌이 예상됐지만, 경찰이 교통정체 등을 이유로 박사모의 행진 구간을 일부 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사모는 오후 5시를 조금 넘긴 시각까지 정리 집회를 한 후 자진 해산했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박사모 회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며 행진하고 있다.

26일 오후 박사모 회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며 행진하고 있다.

26일 오후 박사모 회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며 대구 중구 종로 입구까지 행진한 후 서문시장으로 돌아가고 있다.

26일 오후 박사모 회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며 대구 중구 종로 입구까지 행진한 후 서문시장으로 돌아가고 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