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주민 ‘생체 실험’ 당장 멈춰야”

2017.07.25 21:26 입력 2017.07.25 21:31 수정

미 대선 녹색당 후보 질 스타인 ‘사드 철회 미 시민단’으로 방한

‘사드배치 철회 미국평화시민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전 녹색당 대선후보 질 스타인(67)이 2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대표단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사드배치 철회 미국평화시민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전 녹색당 대선후보 질 스타인(67)이 2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대표단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괌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되기 전에 진행된 환경영향평가는 2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성주 주민들은 최소한 같은 수준의 건강권 보장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녹색당 후보로 나섰던 질 스타인(67)이 ‘사드배치철회 미국평화시민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찾았다. 질 스타인은 2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주에 환경영향평가가 마무리되기 전에 사드 레이더를 먼저 가동하는 것은 성주와 김천 주민의 생명을 가지고 실험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사드 부지에 “대규모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현재 성주에 설치된 레이더와 발사대 2기의 가동 중단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내과 의사이기도 한 질 스타인은 2016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녹색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배우 수전 서랜던 등이 지난 대선에서 그를 지지했다.

질 스타인은 “미 육군 핸드북에는 ‘사드 100m 안에 거주할 경우 아주 심각한 장기 손상을 입을 수 있고 3.6㎞까지도 위험하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며 “얼마나 거리를 둬야 안전한지 아직까지도 정확하게 알려진 게 없지만 성주 소성리 마을은 3.6㎞ 구간에 2000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더욱 우려되는 것은 세포가 한창 성장하고 분열해야 하는 시기에 있는 배 속의 태아와 어린아이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했다. 질 스타인은 “사드 배치와 운영을 즉각 중단하고 독립적인 전문가 집단이 국제적인 차원에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이 상황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고 그 내용이 대중에게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 국방부가 (괌에서) 진행한 사드 환경영향평가는 치밀하게 설계되지 않아 어떤 신뢰도 가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평화시민대표단은 질 스타인과 미국여성평화단체 ‘코드핑크’의 설립자 메데아 베냐민, 평화재향군인회 윌 그리핀, 미국 전쟁반대노조협의회의 리스 셰널트 등 4명으로 구성됐다.

베냐민은 “촛불항쟁 결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왜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풀지 않고 사드 배치를 강행하려 하는지 깊은 의문이 남는다”며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것은 군사주의 행보이기 때문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주의 정책을 위해 한국에 더 많은 분담금을 요구하고, 미국인도 더 많은 돈을 내기를 원한다”며 “우리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한국인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평화시민대표단은 이날 성명서를 낭독하고 “한국의 사드 배치는 군비확장 경쟁을 부추기고 핵전쟁 발발 위기를 고조함으로써 평화를 사랑하는 미국인들의 안전과 원칙을 위협한다”며 한국 정부에 사드 배치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성명서에는 세계적인 언어학자 놈 촘스키 MIT대 교수와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 등 300여명의 시민과 100개 단체가 이름을 올렸다. 질 스타인 등 4명의 대표단은 26일 경북 성주 주민대책위와 간담회를 갖고 사드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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