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당권을 위한 사퇴’

2010.08.02 21:58 입력 2010.08.03 00:42 수정

당대표 취임 2년1개월 만에… “공정한 경선관리 위해” 강조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일 당 대표직을 공식 사퇴했다. 2008년 7월 대표에 취임한 후 2년1개월 만이다. 정 대표는 향후 본격적인 당권 재도전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세균 ‘당권을 위한 사퇴’

정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7·28 재·보선에서 아쉬운 결과를 낳게 된 데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면서 “당의 분란 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당의 안정과 공정한 경선관리를 위해 사퇴한다”고 밝혔다고 우상호 대변인이 전했다. 정 대표로서는 지난달 6일인 임기는 채웠지만, 7·28 재·보선 완패에 따른 책임이 명목상 사퇴 이유가 된 셈이다.

정 대표는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 연패로 존립 위기에 처한 당을 추스르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당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별명이 ‘미스터 스마일’이지만, ‘공룡 여당’을 등에 업은 이명박 정부에 맞서 ‘투쟁의 나날’을 보냈다.

정 대표는 지난해 취임 1주년 소회를 “침과대단(枕戈待旦·창을 베고 자면서 아침을 기다린다)”이라고 표현했고, 반환점을 돈 이후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지난해 두 차례의 재·보선과 6·2 지방선거를 이끌어 승리했고, 10%대에 머물던 당 지지율을 20%대로 끌어올렸다. 제1야당의 위상을 바닥에서 어느 정도 끌어올리는 데 그가 중심에 있었던 셈이다.

반면 정 대표는 당 안팎에서 야성(野性)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비주류 측에서는 당 운영에 대한 소통 부족과 사당화 등을 비판해 왔다.

대표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의 다음 행보는 9월 전당대회에 맞춰져 있다. 사퇴의 변에 “당의 안정과 공정한 경선관리를 위해”를 강조한 대목도 당권 재도전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간주된다. 재·보선 패배에 대한 책임과 더불어 “당권 도전자가 현직에서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비주류 측 반발을 잠재우려는 뜻이 담겼기 때문이다. 이제 전당대회 ‘경선 룰’이 정해지면 출마선언만 남은 모양새다.

정 대표가 ‘개인 사퇴’로 정리하고 다른 지도부를 잔류시키려고 한 것은 당권 도전과 맞물려 있다. 전대 준비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고 판단했음직하다.

다만 2일 밤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격론 끝에 지도부 총사퇴와 비대위 구성으로 결정이 났다. 스스로 2년 넘게 이어온 대표직에 대한 판단과 부딪침은 이제 전당대회로 넘겨진다. 판이 바뀐 것이다. 대표직 사퇴는 출발이고 그는 원점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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