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제작중단에 MBC 시사제작국 동참.. 어디까지 번질까

2017.08.02 17:46 입력 2017.08.02 19:33 수정

MBC <PD수첩> 제작진이 지난달 24일 서울 상암동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심과 상식에 따라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보장하라”며 제작중단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 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

MBC <PD수첩> 제작진이 지난달 24일 서울 상암동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심과 상식에 따라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보장하라”며 제작중단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 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

MBC <PD수첩> 제작진이 간부들의 제작 자율성 침해에 항의하며 제작중단에 나서 데 이어 시사제작국에 소속된 다른 기자와 PD들도 제작중단에 동참하기로 했다. 보도국 기자들도 보도개입 사례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중단이 시사제작국 바깥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생방송 오늘 아침>, <생방송 오늘 저녁>, <경제매거진 M> 등을 제작하는 시사제작국 소속 기자·PD 32명은 2일 성명을 내고 3일부터 제작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기자와 PD가 동시에 제작중단에 돌입하는 것은 MBC 역사상 처음이다. 이들은 “직종과 담당 프로그램을 가리지 않고 시사제작국에서 자행된 검열과 학대를 떨쳐내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며 “MBC가 공정방송을 할 때까지 제작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사제작국 구성원들은 앞서 공개한 <PD수첩>과 <시사매거진 2580> 사례들뿐 아니라 <생방송 오늘아침>, <생방송 오늘저녁>, <경제매거진 M>에도 “검열이 만연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생방송 오늘 아침>에서 세월호 참사 직후 특집 방송을 준비하던 PD들은 ‘유가족 우는 장면을 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생방송 오늘 저녁>에서 4대강 녹조로 고통받는 농민을 취재하려 했을 때는 조창호 시사제작국장이 ‘4대강’이라는 말을 쓰지 말라는 요구를 했다고도 밝혔다. 이들은 “농민을 인터뷰할 때 4대강이라는 말을 넣어 질문하지 말라고 압박했고 전체적으로 녹조는 문제지만 살기 좋다는 분위기로 가라고도 지시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유족 우는 장면 빼라, 박대통령 얼굴 조금만 써라”···MBC의 민낯

▶“<시사매거진 2580>에도 검열은 일상”

다만 2주째 결방 중인 <PD수첩>을 제외하면 나머지 프로그램은 결방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사매거진 2580>의 경우 기자 11명 중 3명이 제작중단에 참여하지 않았고 나머지 프로그램은 외주, 비정규직 인력이 많아 제작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국에도 반발 움직임이 번질 것으로 보인다. 한 MBC 기자는 “보도국 기자들도 뉴스 공정성이 훼손된 사례들을 취합하고 있으며 조만간 총의를 모으는 절차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자협회도 시사제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 하에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랜서 작가들도 제작중단에 나선 PD들을 응원했다. <PD수첩> 작가 12명은 이날 기명 성명을 내고 “그간 취재작가들의 섭외와 취재 요청에서 최대 걸림돌은 MBC 그 자체였다”며 “제작중단을 지지하는 작가들은 다시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로서 글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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