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 본능’ 아반떼 N 타보니…출근길이 서킷이 되는 N 매직

2021.08.09 21:42 입력 2021.08.09 21:46 수정

현대자동차 ‘아반떼 N’이 강원 인제스피디움 서킷을 달리고 있다. 아반떼 N은 최고 출력 280마력에 최대 토크 40㎏·m, 제로백 5.3초로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 모델 중 최고 성능을 지녔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아반떼 N’이 강원 인제스피디움 서킷을 달리고 있다. 아반떼 N은 최고 출력 280마력에 최대 토크 40㎏·m, 제로백 5.3초로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 모델 중 최고 성능을 지녔다. 현대차 제공

일상 스포츠카에 준중형 세단 합류
코너링 부드럽고 급제동도 깔끔
최고 속도 시속 250㎞ 나오고
제로백 5.3초에 ‘20초 부스터’까지

육상 100m 결승전. 스타팅 블록에 발을 올려놓은 선수들은 시선을 피니시 라인에 고정한 채 출발 총성을 기다린다. 개인 기록이나 세계랭킹을 모른다면 근육질의 다부진 체격을 지닌 스프린터에게 기대 점수를 더 주기 마련이다. 지난 3일 강원 인제스피디움에서 만난 현대차 ‘아반떼 N’의 첫인상이 그랬다.

옆으로 누운 알파벳 ‘N’을 음각으로 새겨 입체감을 살린 측면 디자인 등 외관은 지난해 4월 나온 신형 아반떼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차이가 있다면 공기 저항을 줄이는 범퍼 하단부(립 스포일러)와 적재함 위 날개(윙 스포일러), 듀얼 싱글 팁 머플러를 장착해 역동성을 더했다는 점이다.

운전대에 달린 빨간색 NGS 버튼을 누르면 최대 20초 동안 10마력의 출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운전대에 달린 빨간색 NGS 버튼을 누르면 최대 20초 동안 10마력의 출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 잘 달린다

아반떼 N은 신형 아반떼의 고성능 버전이다. 현대차가 ‘일상의 스포츠카’를 표방하며 선보여온 고성능 브랜드 N에 준중형 세단이 합류한 것이다. 아반떼 N은 i30 N, 벨로스터 N, 코나 N에 이은 현대차의 4번째 N 모델이다. 아반떼 라인업도 아반떼 N으로 완성됐다. 현대차는 아반떼 N 출시 전에 아반떼 N TCR(레이싱카)을 실전에 투입해 성능을 검증했다고 한다.

구동력은 N 라인업 중 최고 수준이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N 전용 가솔린 2.0 터보 플랫파워 엔진에 8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를 적용해 최고 출력 280마력, 최대 토크 40㎏·m의 힘을 낸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3초, 최고 속도는 시속 250㎞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앞으로 치고 나가는 힘이 아반떼 가솔린 모델(최대 토크 15.7㎏·m)을 압도한다.

아반떼 N은 서킷에서 질주 본능을 드러냈다. 출발 전 터져나오는 배기음부터 남달랐다. “부릉”보다 “그르렁”에 더 가깝다. 스티어링 휠(운전대) 하단에 달린 ‘N’ 버튼을 누르면서 다양한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노멀(일반) 모드로 출발했다. 저속 주행에서도 운전대가 묵직하다. 가속페달을 밟자 특유의 배기음을 내뿜으며 순식간에 속도가 붙었다. 변속도 즉각적이었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전자식 서스펜션이 작동해 차가 더 단단하게 느껴진다. 노면을 박차는 기운이 고스란히 운전대로 전해졌다. 선두차량의 인스트럭터는 무전기를 통해 “러닝화를 신고 달리다 징이 박힌 ‘스파이크’로 갈아신은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N 모드에서는 배기음이 더욱 거칠어진다. 모드를 번갈아가며 직선 코스에서 시속 200㎞ 가까이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아반떼 N 운전대에는 또 다른 트레이드 마크가 있다. 일종의 ‘부스터’ 역할을 하는 빨간색 ‘NGS(N 그린 시프트)’ 버튼이다. 누르면 최대 20초 동안 10마력의 출력을 끌어올려준다. 코나 N에도 같은 기능이 있다. 그러나 아반떼 N의 차체가 SUV인 코나 N보다 낮다 보니 지면에 더 밀착한 상태에서 레이싱 선수가 된 듯한 주행 감성을 건질 수 있다. 팝콘 튀기는 듯한 배기음과 다양한 레이싱 음향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아반떼 N의 재미 요소다.

코너링도 손색이 없다. 급커브를 돌아도 운전 자세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스포츠 버킷 시트의 단단한 측면 볼스터가 몸을 지탱해줬다. 시속 70~80㎞의 속도로 코너링을 해도 차량은 코너 라인을 따라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돌아줬다. 고성능 특화 장치인 N코너 카빙 디퍼렌셜(e-LSD)이 있기 때문이다. e-LSD는 좌우측 바퀴의 구동력을 제어해 원활한 코너링을 돕는다.

스포츠 모드로 세팅된 계기판.

스포츠 모드로 세팅된 계기판.

■ 잘 선다

고성능 명함을 내밀려면 일반 양산차보다 잘 달려야 할 뿐만 아니라 급제동도 깔끔해야 한다. 제로백을 확인하기 위해 왼발로 브레이크를 누른 채 오른발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70m가량 내달렸을 즈음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는 제때 섰고, 밀렸다는 감은 들지 않았다. 아반떼 N에는 360㎜ 직경의 대구경 브레이크 디스크에 고마찰 패드를 적용했다. 타이어는 스포츠카 브랜드에서 쓰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이다.

스피디움 주변 도로를 주행해봤다. 곳곳에서 과속방지턱과 포트홀(도로 파임)을 지나쳐야 했다. 고급 대형 세단의 안락함을 기대했다간 실망만 커진다. 충격이 심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바퀴와 서스펜션에서 올라오는 웬만한 노면 소음과 충격은 잘 걸러줬다.

아반떼 N은 일상에서 스포츠카 감성을 원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현대차의 의지를 분명히 말해준다. 그러나 국내 교통법규상 서킷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 아반떼 N의 퍼포먼스를 100% 만끽하기란 불가능할 터. 그래도 가끔은 빠르게 달리면서 짜릿함을 맛보고 싶어 하는 이들이나 ‘가성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관심을 끌 만한 존재다. 가격은 수동변속기 사양 3212만원, DCT 3399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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