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영홍 메트로폴리탄(부동산 시행사) 회장의 측근 정모씨가 필리핀에서 붙잡혀 국내로 송환된다. 정씨는 잠적한 김 회장의 해외 도피 생활을 도운 인물이다. 김 회장의 행방 등에 대한 단서가 확인되면 수사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씨는 이달 초 필리핀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정씨는 도박장 개설 등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 사법당국은 정씨의 입국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국내로 송환할 예정이다.
정씨는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며 김 회장에게 수익금을 배당하는 방식으로 해외 도피자금을 댄 의혹을 받는다.
김 회장은 라임 사건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라임 측은 김 회장의 회사에 3500억원 가량을 투자했는데, 라임이 단일 회사에 투자한 자금으로는 최대 규모다. 김 회장은 이 투자금 대부분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라임 사건의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김 회장을 ‘라임 사건의 몸통’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 회장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 해외로 출국해 수사를 피했다. 이후 2년 넘게 도피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해외 도피 중인 김 회장과 정씨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했다.
정씨의 송환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은 정씨의 신병을 확보해 김 회장의 행방과 자금흐름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금융업계에서 사실상 퇴출된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7일 서울회생법원에 파산 신청서를 제출했다. 첫 심문기일은 오는 25일이다. 파산이 선고되면 법원은 파산관재인을 선임하고 재산을 매각해 채무를 변제한다. 경영진의 횡령 등으로 라임 측에 남은 재산이 많지 않아 피해 회복이 수월치 않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