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펜스에 ‘겁쟁이’라 부르며 대선 결과 뒤집기 압박”

2022.06.17 09:29 입력 2022.06.17 14:21 수정

2020년 8월26일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당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역사 성지 ‘맥헨리 요새’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그의 러닝메이트였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박수를 치고 있다. 볼티모어ㅣAFP연합뉴스

2020년 8월26일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당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역사 성지 ‘맥헨리 요새’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그의 러닝메이트였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박수를 치고 있다. 볼티모어ㅣAFP연합뉴스

지난해 1·6 미국 의회 난동 사태를 조사하고 있는 미 하원 특위가 16일(현지시간) 개최한 3번째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마이크 펜스 전 대통령을 압박했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인증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를 앞두고 이 회의를 주재하는 펜스 전 부통령과 당일 오전에 전화 통화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겁쟁이”라고 말하는 등 막판까지 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펜스 전 부통령의 변호사였던 그레그 제이컵은 청문회에서 펜스 전 부통령이 지난해 1월6일 당일 오전에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기 위해 자리를 옮긴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당일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인증 후 발표할 성명 작업을 같이 하던 중에 펜스 전 부통령이 통화를 하러 사무실을 나갔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특보였던 니콜라스 루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스 전 부통령에게 “겁쟁이”라고 부르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같은 압박은 상원 의장 자격으로 당선 인증 합동회의를 진행하는 펜스 전 부통령이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을 이용하자는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을 만드는데 일조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률 고문이었던 존 이스트먼 변호사도 자신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문서가 청문회에서 공개됐다. 이스트먼은 2020년 10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보낸 문서 초안에서 “수정헌법 12조에 따라 상원 의장(부통령)이 합동회의에서 투표함을 열면 투표가 개표된다”면서 “어디에도 상원의장이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스 전 부통령과 변호사 등으로부터 당선 인증 합동회의를 주재하는 펜스 전 부통령에게 선거 결과를 뒤집게 하려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을 수차례 들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펜스 전 부통령은 1·6 폭동 전날 백악관에서 합동회의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선 패배를 뒤집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위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해 1월6일 의회에 난입했을 당시 피신해 있던 펜스 전 부통령의 사진도 공개했다. 앞서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수천명은 지난해 1월6일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던 의회로 들어가 집기를 부수는 등 난동을 피웠다. 이들은 특히 펜스 전 부통령이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그를 찾아다니면서 “펜스를 교수형에 처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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