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최대 8개월 짧아진 신차 인도 기간, 왜?

2023.02.03 15:09 입력 2023.02.03 16:17 수정

제네시스 GV80  현대차그룹 제공

제네시스 GV80 현대차그룹 제공

이달 들어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지난 1월에 비해 훨씬 짧아졌다. 현대차그룹의 일부 차종은 최대 8개월가량 대기 기간이 줄었다. 다른 브랜드도 평균 2~3개월 정도 차량 인도 시간을 단축했다. 당월 출고 가능한 차종도 많아졌다. 대기 기간이 단축된 것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와 고금리 영향이다

3일 현대차와 기아의 2월 납기표를 보면, 1월에 비해 대기 기간이 가장 많이 줄어든 차는 제네시스 GV80 가솔린 2.5T 모델이다. 1월에는 대기 기간이 18개월이었지만, 2월에는 10개월로 한 달 사이 8개월이 줄었다. 3개월 전만해도 차량 인도에 걸린 기간은 30개월로, 석 달 만에 20개월 단축됐다.

현대차그룹 차량은 대부분 인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도 기존 16개월에서 12개월로 대기 기간이 줄었다. 전기차인 아이오닉6도 16개월에서 13개월로 기간이 짧아졌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작년에는 친환경차가 아닌 가솔린 모델도 6개월 내에 인도받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한두 달 내에 받을 수 있는 차종이 대폭 늘었다. 쏘나타 1.6 가솔린 모델은 이달 들어 대기 기간이 2개월로 지난달에 비해 한 달 줄었다. 쏘나타 LPi와 쏘나타 2.0 가솔린 모델은 6주만 기다리면 차량을 받을 수 있다. 제네시스 G70과 제네시스 G90 모델은 2개월만 대기하면 된다. K8은 4~6주, 모하비는 3~4주면 받을 수 있다.

다른 브랜드도 대체로 출고 기간이 2개월가량 줄었다. 쌍용자동차 신차인 토레스는 지난달 납기 기간이 5~8개월이었지만, 이제는 2~3개월로 짧아졌다. 티볼리와 코란도도 평균 2개월 정도 출고 기간이 줄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1월부터 총력 생산 체제로 잔업과 특근을 계속하고 있다”며 “법정 관리가 풀리면서 부품 수급이 원활해졌다”고 말했다.

BMW는 세단인 5시리즈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X시리즈가 기존 6개월에서 4개월로 대기 기간이 줄었다. 아우디는 A4, A6, Q5 등 주요 모델 모두 한 달 이내 출고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르노코리아 차량은 XM3 하이브리드를 제외하고는 당월 출고가 어렵지 않다. XM3 하이브리드도 2~3달 이내 출고가 가능하다.

출고 기간이 대폭 줄어든 건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원활해졌고, 금리가 높아진 결과다. 품귀 현상을 빚던 반도체 공급이 늘면서 시장에 풀린 차량은 늘었지만,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증가해 차량을 구매할 사람이 줄었다.

특히 자동차는 가격이 비싼 제품이라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7%대를, 자동차 할부 대출 금리는 10%대를 넘었다. 기존에 예약했던 대기자들 중에서도 고금리 문제로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계약금이 크지 않아서 쉽사리 계약을 취소하고 이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이 (차량 인도 기간 단축의) 주된 원인”이라면서 “금리만 낮아지면 수요는 돌아올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올해 중순 이후에도 금리가 상승세라면 그때는 자동차 시장의 위기가 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