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고비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또 법정관리 얘기 나오니 씁쓸”

2018.04.10 22:52 입력 2018.04.10 23:19 수정

STX 창원 공장 가보니

10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원포동 STX조선해양 앞. 정문 입구에는 ‘STX조선이 없는 미래, 한국 조선의 미래도 없다’ 등 구조조정을 반대하고 정부의 조선 대책을 비판하는 플래카드가 줄지어 걸려 있었다.

STX조선해양 노조의 반발로 지난달 26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조선소 내부 작업장은 협력업체 직원 300여명으로 최소한의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 법정관리를 조기졸업하고 간간이 들어오는 수주 소식에 희망적이었으나 불과 9개월 만에 또다시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정부의 구조조정안이 나오면서 일부 직원들은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거나 자영업으로 상당수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협력업체 직원은 “지난해 법정관리를 조기졸업하면서 한고비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또 법정관리 얘기가 나오니 씁쓸하다”며 “많은 사람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일단 회사가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채권단이 정한 제출 시한을 넘겨 자구계획안에 잠정 합의한 STX조선해양 노사는 이날 인적 구조조정안이 포함되지 않은 노사확약서에 담을 세부 문구를 두고 진통을 겪는 등 긴장감이 돌았다. 노사는 확약서 초안까지 마련했으나 여기에 표기될 문구를 두고 이견을 보였고 큰 틀에서 인적 구조조정이 포함되지 않는 방향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 당시 노조는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없이 고용을 보장하면 어떤 안도 논의할 수 있다고 제안했으나 사측은 법정관리를 피하려면 정부, 채권단의 요구대로 인적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었다. 노조는 이날 채권단에 제출한 노사확약서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노조는 11일부터 파업을 풀기로 했다.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는 “산업은행이 노사 합의를 수용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를 보였다. 노조 관계자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고통을 분담키로 한 만큼 채권단과 정부는 STX조선해양 정상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