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특허는 기업에 자금을 끌어다준다...총액 6조 넘어

2022.02.23 09:39 입력 2022.02.23 10:48 수정

지식재산(IP)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특허청이 제작한 책자. 특허청 제공

지식재산(IP)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특허청이 제작한 책자. 특허청 제공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신생 벤처기업인 A사는 제품 양산을 위해 자금이 필요했지만, 부동산 등 담보가 부족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난해 갖고있던 인공신경회로망(뉴럴 네트워크) 관련 특허의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투자기관으로부터 14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투자가 이어지면서 이 회사는 결국 800억원대의 자금을 마련하게 됐다.

전기차용 전해액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업체인 B사는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른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이 절실했다. 이 회사 역시 지난해 리튬 2차 전지용 전해액 제조 특허 2건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57억원을 대출받아 운영자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특히 지난해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고, 현재 생산설비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특허 등 우수한 지식재산(IP, 특허·실용신안·영업비밀·상표·디자인·저작권 등)이 기업의 자금을 마련해 주는 시대가 됐다.

특허청은 2021년 IP를 바탕으로 새로 공급된 자금은 2조5041억원으로 전년(2조640억원) 대비 21.3%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동안 이루어진 IP금융의 총잔액은 사상 최초로 6조원(6조90억원)을 돌파했다.

2021년 IP를 통해 새로 공급된 2조5041억원 중 IP투자는 6088억원, IP담보대출은 1조508억원, IP보증은 8445억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우수 IP 보유기업이나 우수 IP에 직접 투자한 금액이 전년 대비 2.3배 늘어 6088억원을 기록했다. 분야별로 보면 미래차·반도체·바이오 등 이른바 ‘빅3(BIG3)’ 분야 특허보유 기업에 대한 투자액이 55.2%(335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허청 관계자는 “IP투자가 혁신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정착돼 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IP투자에 참여한 투자기관도 2020년 50개사에서 2021년 69개사로 증가하는 등 IP투자에 대한 투자기관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P담보대출 취급 은행은 국책·시중은행(7개) 중심에서 부산·대구·경남 등 지방은행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IP담보대출을 실시하는 은행은 10개에 이른다.

IP담보대출 기업 139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기업(BB+등급 이하)에 대한 대출이 77.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 관계자는 “우수IP를 보유한 저(低) 신용기업 위주로 자금이 조달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2021년 기업들이 IP를 기반으로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발급받은 신규 IP보증액은 전년 대비 19.1% 증가한 8445억원으로 나타났다.

정연우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장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우수 IP를 보유한 중소기업들이 IP가치를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경영난을 극복하고 사업 확장에 나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올해는 IP가치평가 비용지원 확대 및 지역기업·창업기업을 위한 IP투자펀드를 조성해 청년창업기업과 지역중소기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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