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후 국내 증시는? ECB 자이언트스텝·미 CPI 결과에 촉각

2022.09.11 18:43

크리스틴 리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한 후 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 크게 보기

크리스틴 리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한 후 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추석 연휴로 국내 주식시장이 이틀(9, 12일) 간 휴장한 사이 해외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있었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다시 나왔다.

연휴 이후에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예정돼 있고 다음 주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자이언트스텝을 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에서는 파월 의장의 지난달 잭슨홀 연례 경제정책심포지엄 기조강연 이후 코스피가 1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국내 증시가 추석 연휴 다시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일시적인 주가 상승)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8일 전 거래일보다 7.82포인트(0.33%) 상승한 2384.28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전장보다 9.62포인트(1.25%) 오른 777.81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 종가보다 3.4원 내린 1380.8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6거래일 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했다.

증시와 환율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잠시 반등했지만 지난달 말 잭슨홀 미팅 이전과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잡힐 때까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발언하며 긴축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 연준의 정책 변화를 기대했던 참여자들의 실망은 지표로 나타났다.

코스피는 지난달 26일(2481.03)과 비교하면 지난 8일까지 96.75포인트가 빠졌고 코스닥도 802.45에서 24.64포인트가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331.3원에서 49.5원 상승하며 2주 만에 50원 가까이 올랐다.

업계에서는 당장 ECB의 자이언트스텝이 오는 13일 개장하는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ECB는 8일(현지시간) 오전 기준금리를 0.5%에서 1.2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11년 만에 ‘빅스텝’(한 번에 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지 2개월 만이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급등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9.1%를 기록한 게 결정적이었다.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0.75%와 1.5%로 0.75%포인트씩 인상했다.

ECB의 자이언트스텝은 세계적인 강달러 현상에 일단 제동을 걸 수 있고 이는 원·달러 환율 급등(원화 가치 하락) 현상도 어느 정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이번 금리 인상이 유로존의 실물경제 침체 심화로 이어지면 달러화가 더욱 강해지고 원화 가치 하락도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같은 날 파월 의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내려갈 때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싱크탱크인 카토 연구소가 주최한 통화정책 콘퍼런스에서 “우리와 나의 견해는 우리가 해왔던 것처럼 지금 솔직 담백하고 강력하게 행동해야 하며, 일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는 너무 이른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경고를 보낸다”면서 이른 정책 전환을 경계했다.

다만 파월 의장의 발언이나 ECB의 자이언트스텝에도 미국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3.24포인트(0.61%) 오른 3만1774.5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날보다 26.31포인트(0.66%) 상승한 4006.18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0.23포인트(0.60%) 오른 1만1862.13으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진 골드만 세테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는 마켓워치에 “파월의 발언은 (잭슨홀 미팅 이후) 새로운 것은 정말로 아무것도 없었으며, 그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긴축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3일 발표되는 미국의 8월 CPI에 더 주목하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물가의 피크아웃 신호가 다시 확인되면 22일 FOMC의 자이언트스텝과 무관하게 두 번째 베어마켓 랠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 국내 증시의 추석 전·후를 비교하면 지난해는 연휴 직전인 9월17일 코스피가 3140.51을 기록한 후 직후인 23일과 24일 각각 3127.58과 3125.24를 기록하며 15.27포인트 하락했다.

당시만 해도 연준은 지난해 9월22일 열린 FOMC에서 기준금리(0.00~0.25%)를 동결하며 통화 완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코스피는 추석 연휴 기간 글로벌 증시가 상승했음에도 같은 기간 미 증시 급락과 중국 증시의 약세, 9월 수출지표 둔화 우려 등으로 이틀 연속 하락했다.

2020년과 2019년에는 연휴 전·후로 코스피 상승세가 계속됐다. 2020년 9월29일 전날보다 19.81포인트(0.86%) 상승한 2327.89로 마감한 코스피는 추석 연휴 이후인 그 해 10월5일 30.11포인트(1.29%) 상승한 2358.00을 기록했고 주 마지막 거래일인 10월8일에는 2391.96까지 올랐다.

미국의 추가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원화 강세 전환 등이 영향을 미쳤다.

2019년에도 코스피는 추석 전 2049.20(9월11일)에서 이후 2062.22(9월16일)로 13.02포인트(0.64%) 상승했고 9월20일에는 2091.52까지 오르며 11일 연속 상승했다. 미·중 무역협상과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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