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게임업계 화두로 급부상 ‘메타버스·NFT’를 어떻게 볼 것인가…“당장은 거품, 미래엔 기회”

2021.11.23 21:35 입력 2021.11.23 21:36 수정

국회에서 ‘산업화 전략 토론회’

관련 언급만으로 기업 주가 폭등
우후죽순 진입 발표엔 쓴소리도
일상 속 구현은 시간 걸려 “우려”

산업으로서 가능성 긍정적 평가
비전·인프라 등 지금부터 준비를
2024년엔 경제적 가치 창출 “기대”

‘메타버스(가상세계)는 환상인가, 미래인가.’

메타버스와 ‘대체 불가능 토큰(NFT)’이 엔터테인먼트업계와 게임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기업이 관련 산업 진출을 발표하기만 해도 주가가 급등하지만 일각에서는 회의론도 부상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유행한 다중접속 시뮬레이션 게임 세컨드 라이프를 ‘메타버스 1.0’으로 볼 때, 현재 ‘메타버스 2.0’ 흐름이 과거와 어떤 차별성을 가지는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는 콘텐츠미래융합포럼과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주최로 ‘메타버스 산업 전략 방향성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한동숭 전주대 미래융합대학장이 좌장을 맡은 이날 토론회에는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우운택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김정수 명지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류명 APAC 대표, 정준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 등이 참여했다.

토론회에서는 ‘현재 메타버스의 가치가 과장됐다’는 지적과 ‘미래 산업으로서의 가치는 긍정적’이란 평가가 공존했다. 발제자로 나선 위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에 급부상한 메타버스 2.0은 냉정하게 분석하는 대상이 아닌 추종의 대상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메타버스는 기존 VR·AR에서 진일보하지 못한 채 대체어처럼 쓰이고 있다”며 “그럼에도 모두가 이 용어에 강박관념을 갖게 된 건 뭔가가 될 것 같다는 ‘거품’ 때문”이라고 말했다.

위 교수는 “증권가에서는 메타버스 ETF, NFT만 들어가면 주가가 폭등하는데, 엔씨소프트가 3분기 실적에서 어닝쇼크를 기록했음에도 NFT 도입 발표로 주가가 상승한 것이 그 예”라며 “여기에 일부 정부 부처는 구체적 계획 없이 메타버스 예산을 대폭 늘려 편성하고 있으며, 일부 언론사도 메타버스 키워드를 활용한 사업에 진출하면서 거품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우 교수는 “최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이유 중 하나는 경제적 가치 창출이 쉬워 보이기 때문”이라면서 메타버스가 일상 속에서 실현될 시점은 ‘지금’이 아닌 ‘다음 단계’라고 진단했다. 그는 “메타버스를 위해서 각종 디지털 기술이 융합돼 생태계가 이뤄져야 하고, 사람들을 유인할 콘텐츠의 재미·유용성과 보상체계도 갖춰져야 한다”며 “가상세계라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규범과 제도, 윤리 문제도 정리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적으론 지금의 2.0 단계가 아닌 ‘메타버스 3.0’ 단계에서 이 기술이 일상에 적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메타(구 페이스북)가 가상세계 구현을 위해 개발한 안경형 디스플레이가 1억대 이상 보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4년을 중요한 기점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는 단기적 정책으로 볼 땐 환상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미래”라며 “현재는 메타버스라는 미래를 위한 준비단계로 중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당장 성과가 없어도 비전을 만들어주고,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원을 해야 한다”며 “규제보다는 메타버스 안에서의 질서를 만드는 ‘룰세터’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NFT 사업에 우후죽순 진입하는 게임사들을 향한 쓴소리도 나왔다. 김 교수는 “게임산업진흥법상 사행성 이슈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적·정책적 융합 논의 없이 확률형 아이템이 문제가 되니 P2E(게임을 통해 돈을 버는 것)를 도입해 주가를 올리겠다는 식의 움직임은 옳지 않다”며 “특히 재미 요소가 아닌 돈벌이를 목적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게 되는 건 게임의 본질을 잊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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