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에 ‘오직 카메라’ 고수하던 테슬라, 다음달 ‘레이더 센서’ 도입할 듯

2022.12.08 16:37 입력 2022.12.08 17:19 수정

내년 1월부터 새 레이더 장치 판매

개발 중인 모델3 부분변경 모델에

새 자율주행 센서 시스템 실릴 듯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 시연 영상. 테슬라 홈페이지 갈무리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 시연 영상. 테슬라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가 고해상도 레이더 센서를 새롭게 도입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다음달 중 선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오직 카메라 센서만 고수해 왔던 기존 전략을 수정하는 것이다. 8일 미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릭은 테슬라가 내년 1월 중순부터 새로운 레이더 장치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테슬라는 4차원(D) 정밀지도를 그려낼 수 있는 레이더 개발 계획을 지난 6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보고했다. 주파수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다. 정확한 상용화 시점은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테슬라가 이 레이더 장비의 사양을 비공개 처리하기 위해 FCC에 추가로 송부한 문서에 “이 장치는 내년 1월 중순까지는 판매되지 않을 것”이라고 적시하면서다. 해당 레이더를 포함한 새로운 자율주행 센서 시스템은 테슬라가 현재 개발 중인 모델3 부분변경 모델에 실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까지 테슬라는 자율주행에 카메라 외 장치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은 인공지능(AI)이 사물을 어떻게 인지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카메라·레이더·라이다(LiDAR)가 주로 쓰인다. 라이다는 레이저가 목표물에 맞고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계산한다. 레이더는 레이저 대신 전파를 사용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테슬라 일부 모델에 써왔던 레이더 기술도 없애고 카메라에만 의존하는 ‘테슬라 비전’을 선언했다. 차량 외부에 설치된 8개의 카메라만을 자율주행의 눈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비용 절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비싼 라이다·레이더 대신 저렴한 카메라를 여러 대 사용하면 원가를 낮출 수 있다. 머스크는 “라이다는 너무 비싸고 사용하기 어렵다”며 “바보들이나 쓰는 장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테슬라가 개발하고 있는 전기차용 레이더 센서.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홈페이지

테슬라가 개발하고 있는 전기차용 레이더 센서.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홈페이지

카메라만 사용하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적잖다. 날씨 영향을 많이 받으며 거리 측정 성능도 상대적으로 떨어져서다. 야간에 주행하던 테슬라 자율주행 차량의 잇단 사고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반면 현대자동차·폭스바겐 등 여러 완성차 기업은 카메라·레이더·라이다를 혼용해 인지 성능을 최대한 확보하고 있다. 다만 머스크도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초고해상도 레이더라면 순수한 카메라보다 나을 수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레이더 성능이 아주 높다면, 카메라만 쓰는 것보다 카메라와 레이더를 혼용하는 시스템이 나을 수 있다고 한 발 물러서며 여지를 남겨둔 모습이다.

자율주행은 레벨 0부터 5까지 6단계로 나뉜다. 레벨5는 사람 개입이 필요 없는 완벽한 자율주행 단계다.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이라고 마케팅을 하지만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레벨2 수준에 불과하다. 테슬라는 2016년부터 생산된 모든 모델에는 새로운 부품을 추가할 필요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레벨5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일렉트릭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레이더 개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테슬라가 현재의 하드웨어만으로는 약속한 자율주행 기능을 달성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 선두주자인 테슬라마저 궤도 수정을 가하고 있는 와중에, 최근 업계에서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 구현에 대한 회의론이 이어지고 있다. 2025년 출시를 목표로 레벨5 자율주행차를 개발해 오던 애플은 최근 출시 시점을 1년 미루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 경영진이 완전 자율주행차의 비전이 현재 기술로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직시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과 포드의 자율주행 합작회사인 아르고AI는 지난달 폐업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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