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간염 인한 급성간염, 1년 새 7.7배 증가…예방접종만 잘하면 ‘100% 예방’

2019.10.08 21:46 입력 2019.10.08 21:47 수정
박준용 | 세브란스병원 간센터 교수

[의술인술]A형 간염 인한 급성간염, 1년 새 7.7배 증가…예방접종만 잘하면 ‘100% 예방’

최근 A형 간염으로 인한 급성간염이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총 1만3757명의 환자가 신고됐다. 작년 같은 기간에 발생한 환자 수는 1772명으로, 올해 약 7.7배 증가했다. 2009년 대량 발생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2013년부터 증가하더니 올해 다시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다.

A형 간염의 감염 양상은 사회경제적 여건, 위생 상태 등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국내에서는 20~30년 전까지만 해도 성인의 90% 이상이 A형 간염에 대한 방어 항체가 유년기에 자연 감염을 통해 생겨 성인에서 A형 간염 사례를 보기가 어려웠다. 1970년대 중반 이후에는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발생 빈도가 매우 감소해 1990년대 중반까지도 산발적으로 접할 수 있는 드문 질환이었다.

[의술인술]A형 간염 인한 급성간염, 1년 새 7.7배 증가…예방접종만 잘하면 ‘100% 예방’

하지만 국민 위생 상태가 개선되면서 예전과 달리 유년기에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경우가 별로 없어 자연스럽게 면역력을 얻지 못하고 항체 보유율이 낮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1990년대 중반 이후 동남아, 중국 등의 여행이나 업무차 교류가 활발해지고 외부 음식물 반입 등을 통해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돼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최근 10년간 A형 간염 발생은 급속히 증가해 현증 급성간염으로 입원하는 성인 환자의 50% 이상이 A형 간염 환자로, 급성 바이러스 간염의 가장 많은 원인을 차지하고 있다.

A형 간염은 ‘분변→입’을 통해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또는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을 통해 전염된다. 구강을 통해 체내로 들어온 바이러스는 간에서 증식하며, 감염 10일 후부터 혈액 내에 존재하고, 담도계를 통해 대변으로 배출된다. 대변 내의 바이러스 숫자가 가장 많은 시기는 임상 증상이 발생하기 2주 전으로 이때가 감염력이 가장 높다. 임상 증상은 고열, 권태감, 식욕 부진, 오심, 복부 불쾌감, 흑색뇨 등이며 70% 정도에서 황달이 동반된다.

A형 간염은 B형 간염, C형 간염과 달리 만성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따라서 급성기를 잘 극복하면 다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극히 일부에서는 전격성 간염, 간부전, 신부전 등으로 진행해 심하면 간이식을 해야 하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특히 40세 이상의 연령, 만성 B형 또는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에게 A형 간염이 발병하면 전격성 간염과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A형 간염은 대부분 안정과 휴식 그리고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으로 회복된다. 최근 A형 간염으로 인한 간 손상이 인체 내 면역계의 균형 유지를 담당하는 면역세포와 연관 있다는 보고가 있어 이러한 병태생리를 이용해 간 손상을 최소화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A형 간염은 회복된 후에는 영구적으로 면역력이 생겨 다시는 A형 간염에 걸리지 않는다.

A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상수원 관리, 식품 및 식재료 취급 시 위생상태 개선 등 개인위생 유지 방법이 있으나 무엇보다도 ‘손 씻기’와 ‘예방접종’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항체 보유율이 낮은 40대와 진행된 만성 간질환자들에게는 간질환의 원인과 무관하게 적극적인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A형 간염 예방접종은 1회 접종 후 6~18개월 뒤 추가 접종하면 면역력이 생기며, 거의 100% 예방 효과가 있다.

A형 간염은 2014년부터 국가 예방접종 대상에 포함돼 2012년 이후 출생 영·유아는 무료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가족 중에 A형 간염을 앓은 환자가 있으면 접촉 후 1주일 이내에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사후 예방책으로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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