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꼬대 심해지고 냄새 맡기 어려워졌다면··· 혹시 ‘이 병’일까?

2024.04.11 13:14 입력 2024.04.11 14:17 수정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운동장애 증상. 국가건강정보포털 제공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운동장애 증상. 국가건강정보포털 제공

매년 4월 11일은 파킨슨병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확대하려고 제정한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다. 파킨슨병은 치매와 함께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병이 진행되는 속도를 늦추고 증상도 개선할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파킨슨병은 노화로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 신경세포가 소실되면서 발생한다. 인체가 적절한 동작을 할 수 있게 조절하는 물질인 도파민의 분비가 줄어들어 대표적으로 손과 다리 등이 떨리거나 경직되고 몸이 구부정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병이 진행되면 보행 속도가 느려지고 보폭이 짧아지기도 하며 행동이 느려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비교적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병이기 때문에 초기 증상으로 건망증, 배뇨장애, 낮에 급격히 졸리는 현상 등이 나타나더라도 노화와 함께 흔히 나타나는 모습이어서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다만 이전과 달리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잠꼬대가 심해지고, 목소리가 작아졌거나 침을 자주 흘리는 모습을 발견한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은 “파킨슨병은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몇 년 전부터 잠꼬대, 후각 저하, 변비, 우울감 등의 증상이 발현되기도 한다”라며 “이런 전조증상을 잘 점검하고 조기 검진을 통해 정확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신경계 뇌질환 중 알츠하이머 치매 다음으로 흔한 질환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 빈도가 높은데 65세 이상 인구 중 1~2% 정도가 파킨슨병 환자로 추정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2018년 12만977명에서 2022년 13만6130명으로 12.5% 증가했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환경·유전적 요인과 노화, 단백질 처리 기능의 이상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파괴된 도파민 신경세포를 다시 살려내거나 세포의 소실을 중단시키는 치료법은 아직 없기 때문에 완치가 안 되는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적절한 약물·재활치료와 수술을 통해 어느 정도 상태를 호전시키고 진행 속도를 지연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특히 발병 초기 정확한 진단을 통해 도파민계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면 일상생활과 대인관계에서 겪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 떨림·경직 감소가 한 예다. 자연스러운 보행과 다양한 동작을 더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약물치료를 하는 환자 10명 중 4명은 약 복용 후 4~5년 정도가 지나면 빠르게 약 기운이 떨어지는 ‘약효소진 현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는 경우엔 ‘뇌심부자극술’을 받을 수도 있다. 김한준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심부자극술은 미세한 전극을 뇌의 깊은 핵 부위에 위치시켜 신경세포들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약효소진 현상과 이상운동증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약의 용량도 많이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치료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태에 따라 수시로 치료법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신경과 전문의를 방문해 현재의 상태에 가장 적절한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파킨슨병 발병률이 2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예방을 위해선 평소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정훈 센터장은 “고령자에게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나타날 때 원인이 단순한 노화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며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로 변화가 있다면 신경계 질환에 대한 진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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