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 곳곳 ‘이상설 선생’ 애국정신 오롯이

2019.02.27 21:31 입력 2019.02.27 21:33 수정

<b>진천 출신 독립운동가 정신 계승한 충북 ‘서전고’를 아시나요</b>충북 진천군 덕산면 서전고 교정에 세워진 보재 이상설 선생(1870~1917) 청동좌상(왼쪽 사진). 서전고 체육관 벽면에 쓰인 고종황제 헤이그 특사 파견 밀서(오른쪽 사진 위). 지난 26일 서전고 학생회가 3·1절 100주년 기념행사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진천 출신 독립운동가 정신 계승한 충북 ‘서전고’를 아시나요충북 진천군 덕산면 서전고 교정에 세워진 보재 이상설 선생(1870~1917) 청동좌상(왼쪽 사진). 서전고 체육관 벽면에 쓰인 고종황제 헤이그 특사 파견 밀서(오른쪽 사진 위). 지난 26일 서전고 학생회가 3·1절 100주년 기념행사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충북 진천군 덕산면 두촌리 서전고등학교에서는 학생회 임원들의 회의가 한창이었다. 3월1일 학생들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진행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가 이날 회의의 주제였다. 학생회는 방학이 시작된 지난 15일부터 이번 행사를 계획해 왔다.

학생들은 3·1운동 정신을 잇기 위해 학교를 출발해 인근 중학교 2곳을 거쳐 3㎞를 행진한 후 학교로 다시 돌아올 계획이다. 서전고 학생회가 계획한 행사에는 지역 주민과 인근 지역 학교 학생 300여명도 참여한다. 학생들은 한복이나 교복을 입고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운동을 재연할 계획이다. 이석호 서전고 학생회 회장(19)은 “서전고는 진천지역 출신 독립운동가인 보재 이상설 선생(1870~1917)의 정신을 계승하는 학교”라면서 “3·1운동 100주년을 지역 주민들과 기념하고 이상설 선생을 기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개교한 서전고는 전교생 480명인 일반계 고등학교다. 학교 이름은 이상설 선생이 일제의 식민교육 정책에 대항해 설립한 최초의 신학문 민족교육기관 ‘서전서숙’에서 따왔다. 이상설 선생은 진천군 덕산면 산척리에서 태어난 독립운동가다.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제2차 만국평화회의에 고종황제의 밀사로 파견되기도 했다. 이상설 선생의 애국정신을 계승한 만큼 서전고 곳곳에 선생의 흔적을 담았다. 학교 정문을 조금 지나면 이상설 선생의 청동좌상이 나온다. 1m 높이의 이 청동좌상은 무명옷을 입은 선생이 의자에 앉아 양팔을 벌려 학생들을 맞이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체육관 벽면에는 고종황제의 헤이그 특사파견 밀서가 쓰여 있다. 학교 본관 1층으로 들어서자 작은 모니터에서 이상설 선생의 업적을 소개하는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선생의 생애와 활약을 소개하는 ‘이상설 존’이다.

이석호 학생회장은 “학교 곳곳에서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던 이상설 선생의 애국정신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서전고는 2학년 1학기 교육과정에 ‘독립운동가 생애와 사상’이라는 과목을 신설했다. 1주일에 2시간씩 진행되는 수업에 지역 향토사학자나 대학교수, 독립운동 연구가들을 초청할 예정이다. 학교 성적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2학년 윤지수양(18)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근·현대사는 독립과 민주화가 진행된 격변의 시기지만 정작 교과과정에서는 분량이 적어 아쉬움이 많았다”며 “독립운동가에 대해 자세히 배우고 이를 토대로 역사의식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는 이상설 선생 추모 시화전, 연해주와 북만주 독립운동 해외역사 유적지 탐방, 위안부 할머니 배지 공모전 등 민족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한상훈 교장은 “이상설 선생은 개인의 출세와 명예를 추구하지 않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써 온 인물”이라며 “선생의 삶을 통해 청소년기 학생들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깨달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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