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환영회 강당 붕괴… 최소 9명 사망

2014.02.17 23:58 입력 2014.02.18 02:43 수정
경주 | 최슬기 기자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천장 폭설 무게 못견뎌

부산외대 입학예정자 공연 관람 중… 70여명 부상

17일 오후 9시16분쯤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천장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강당 안에서 신입생 환영회를 열던 부산 외국어대 신입생 등 최소 9명이 사망하고 70여명이 부상했다. 이날까지 경주에는 지난 9일 이후 40.5㎝가 넘는 눈이 내렸으며 사고가 발생한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건물은 샌드위치 패널로 만들어져 쌓인 눈을 견디지 못해 붕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경찰서와 경주시소방본부 측은 사고 당시 450명의 학생이 강당 안에 있었으며 사고 직후 상당수 학생들은 대피했으나 100여명이 매몰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 74명은 구조됐으나 부상당한 상태다. 고해륜·강혜승·박주현씨(19) 등 사망자는 최소 9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b>“살려주세요”</b> 17일 붕괴된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 건물 잔해에 깔린 한 여학생이 구조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살려주세요” 17일 붕괴된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 건물 잔해에 깔린 한 여학생이 구조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붕괴사고가 일어난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건물. | 인터넷 커뮤니티 ‘베스티즈’ 제공

붕괴사고가 일어난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건물. | 인터넷 커뮤니티 ‘베스티즈’ 제공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신입생은 “강당에는 아시아권 언어학과 학생 등이 모여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대 쪽부터 지붕이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10초도 되지 않는 순간에 강당 천장이 한꺼번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출입구 쪽으로 이동했지만 한꺼번에 몰리면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행사장에 도착했는데 지붕에 이미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며 “다른 충격이 없었기 때문에 눈 때문에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구조된 학생들은 울산 시티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주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오리엔테이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학생들이 미리 강당에 모여 있었는데 갑자기 건물 천장이 붕괴됐다”면서 “30여명의 학생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한 피해 인원은 구조작업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외대는 17·18일 이틀에 걸쳐 신입생 2000명을 상대로 오리엔테이션을 할 계획이었다. 17일에는 1차로 1000명의 학생들이 모여 오리엔테이션이 진행 중이었다. 나머지 학생들은 18일 경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사고 발생 직후 경주시 소방본부는 20여대의 구급차와 50여명의 구급대원을 현장에 급파했다. 해병대 1사단과 육군 50사단 군장병들도 투입됐다. 그러나 리조트 건물이 산기슭에 있는 데다 폭설 때문에 도로 대부분이 눈길이어서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고가 난 마우나오션리조트는 경주시 양남면에 위치한 골프 리조트로 골프장과 객실 143개를 갖추고 있다. 리조트 소유주는 코오롱그룹이다. 경주시소방본부 관계자는 “강당이 조립식 패널 구조여서 폭설 때문에 눈이 쌓이면 일반 콘크리트 건축물보다 하중을 견디기 힘든 구조물”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인명 구조가 끝나면 관계자들을 소환해 리조트와 대학 측이 폭설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강행한 이유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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