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대학생이 전한 현장 “쇠 구부러지듯 소리없이… 창문으로 빠져나간 사람도”

2014.02.17 23:56 입력 2014.02.18 00:47 수정
김여란 기자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 현장에 있던 부산외대 아시아어학과의 한 신입생은 “1000여명이 콘서트를 관람하고 있었다”며 “공연 열기가 무르익어 가는 도중 10초도 안되는 시간에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YTN과의 전화통화에서 “(붕괴 직전에) 소리는 안나고, 쇠가 조용히 구부러지듯이 무너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학생에 따르면 강당에는 무대 맞은편에 출구 한 개와 작은 비상구가 있었다. 사고 당시 무대 쪽에 있었던 그는 “사람들이 지붕이 무너지는 걸 보고 다들 큰 출구로 가려 했고, 못 빠져나간 사람들은 지붕에 깔렸다”고 말했다. 학생은 “창문으로 빠져나간 사람도 있다”며 “등에 건물 지붕이 거의 내려앉아 나도 죽을 뻔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학생들은 출구를 등지고 무대를 바라보고 있던 중 갑자기 지붕이 무너지면서 우왕좌왕하며 참사가 일어났다고 학생은 전했다.

이 학생은 “(출입구를 안내하는 요원이나) 통제는 없었고 지붕이 무너지자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출구 쪽으로 몰려갔다”며 “구조대는 사고가 나고 20~30분 만에 도착했다. 자력으로 나온 학생들은 극소수고 거의 다 다쳐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붕 위에 눈이 많이 쌓인 걸 봤다”며 “다른 충격 때문이 아니라 눈 무게를 못 이겨서 건물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가 난 건물은) 조립식 건물인 것 같다. 스티로폼 같은 게 보였고 쇠가 아닌 알루미늄 느낌이 있었다”며 “사고가 나기 전까지 위험하다는 생각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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