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장례 마치고 금수원 뒷산에 안장… 신도 4천여명 비공개 조문, 일일이 비표 확인

2014.08.31 21:51 입력 2014.08.31 21:55 수정

장남 대균씨 등 조문객 맞아… 장례 마치고 인천구치소로

검경의 추적을 피해 도피하던 중 숨진 채 발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례절차가 31일 마무리됐다. 경기 안성시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총본산인 금수원에서 30일부터 이틀간 치러진 유 전 회장의 장례식은 신도와 일부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내부 종교 의식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세월호 참사’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유 전 회장은 숱한 의혹을 남긴 채 금수원 뒷산에 안장됐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례식이 열린 31일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서 조문을 마친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이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례식이 열린 31일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서 조문을 마친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이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장례 마지막 날인 31일 금수원에는 유 전 회장 추모 예배에 참석하기 위한 신도들의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금수원 입구 38번 국도는 신도들이 타고 온 승용차, 승합차, 전세버스가 몰리면서 이른 아침부터 정체를 빚었다. 일부 대중 교통을 이용한 신도들은 주변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차분한 표정으로 금수원으로 향했다.

장례식은 ‘철통 보안’ 속에서 진행됐다. 금수원 정문 앞에는 검은색 양복차림의 안내요원들이 조문객을 일일이 확인한 뒤 통과시켰다. 비표를 지닌 신도들도 “소속 지역의 총무인가” 등 안내요원의 질문에 정확히 답변해야 입장이 허용됐다. 안내요원들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조문객은 되돌려보내고 초청된 일부 지인 외에 일반 조문객은 받지 않았으며 취재진의 접근도 철저히 차단했다.

금수원 대강당에 마련된 빈소는 비교적 단출하게 꾸며졌다. 제단 중앙에는 유 전 회장이 카메라를 들고 환하게 웃는 모습의 영정이, 양쪽에는 국화꽃이 놓여 있었다. 빈소에 설치된 대형화면에는 고인의 설교 모습 등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전날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유 전 회장의 아내 권윤자씨(71)와 장남 대균씨(43), 동생 병호씨(61) 처남 권오균씨(64) 등 4명과 보석으로 풀려난 형 병일씨(75) 등은 밤새 금수원 사택과 대강당을 오가며 조문객을 맞았다. 조문객은 10명씩 줄을 지어 대강당 한가운데 꾸려진 제단에 서서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오전 열린 추모 예배는 신도 4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2시간30분가량 진행됐다. 예배가 끝난 뒤 유 전 회장의 시신은 대강당에서 800m가량 떨어진 청량산에 안장됐다. 청량산에는 유 전 회장 장인이자 구원파 창시자인 권신찬 목사의 묘가 있다. 신도들은 운구행렬이 청량산까지 이동할 때 2m 간격으로 늘어서 유 전 회장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대균씨 등 유씨 일가 4명은 장례가 끝나고 결산 회의를 가진 뒤 법무부 호송버스를 타고 인천구치소로 돌아갔다. 경찰은 보호감독인력 90명을 투입해 밀착 감시하는 한편 금수원 인근에 5개 중대 400여명의 경찰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편 자신을 구원파 신도라고 밝힌 한 남성이 장례식 직후 취재진에게 ‘검찰이 정부 비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현상금을 걸어 유 전 회장이 객사에 이르렀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돌렸지만 구원파 측은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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