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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민영화 반대 본질 흐려져 다시 나서 교섭 재개…정부 진정성 확인이 우선”

2013.12.27 03:18 입력 2013.12.27 10:31 수정
박철응 기자

“지도부 몇 명 잡아들인다고 파업 절대 무력화되지 않아… 지지하는 국민들 무시 말라”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경찰이 다시 침탈해 잡혀갈 수도 있겠지만 철도 민영화 반대라는 본질이 희석돼서는 안되기 때문에 공개석상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 강제 진입한 지난 22일 민주노총 사무실을 떠난 그는 나흘 만인 26일 오후 6시쯤 민주노총에 복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밤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권력 침탈 이후 어떻게 피신했는지, 어디에 있는지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파업 지휘를 위해 잠시 몸을 피하긴 했지만 이제는 공개적으로 국민들에게 철도 민영화 반대 투쟁의 정당성을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이 먼저 조계사에 모습을 나타낸 것도 지도부가 건재하고 대화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침탈 이후에 지도부가 몸을 숨겼지만 파업 복귀율은 높아지지 않았다”면서 “지도부 한두 명 잡아들인다고 해서 파업이 무력화될 것이라는 정부의 생각은 명백히 오판”이라고 말했다.

☞ [화보] 최후통첩하는 최연혜 코레일 사장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26일 밤 나흘 만에 복귀한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26일 밤 나흘 만에 복귀한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18일째를 맞는 최장기 철도파업의 출구를 찾기 위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었다. 우선 급선무는 국토교통부가 수서발 KTX 주식회사의 철도사업자 면허 발급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KTX 1단계 면허를 내줄 때 1년이 넘게 걸렸는데 이번에는 10여일 만에 내주려고 한다. 수서발 KTX 개통까지는 2년이 남았고 역이나 발매시스템, 차량 시범운행 등 아무것도 안된 상태서 면허 발급을 강행하는 것은 기가 막힌 일”이라고 말했다. 면허 발급 중단과 함께 사회적 대화 기구를 구성하는 데 합의할 때에야 파업 지속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사 교섭이 재개된 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교섭 창구를 제쳐놓고 조계사로 찾아와 교섭을 제의한 것이 적절치 않았지만 어쨌든 대화의 물꼬가 중요하다고 보고 교섭 대표들에게 최대한 성실하고 진정성 있게 대화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교섭 결과를 바탕으로 27일 오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섭 진행과 별도로 정부에서 계속 비난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교섭을 하고 있는데 현오석 부총리는 ‘타협이 없다’고 말해 찬물을 뿌렸다. 정부가 교섭에 집중할 수 없게 한다”면서 “사측과의 교섭은 한계가 있으므로 파업이 더 길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에도 정부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노조를 왜곡된 시각으로 보는 것 같은데, 노조는 몰라도 파업을 지지하는 국민들까지 무시하면 안되지 않느냐”면서 “철도노조는 대정부 투쟁의 첨병이 아니다. 대통령이 1년 전에 했던 약속을 지켜달라는 소박한 요구를 할 뿐”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28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조계종을 비롯한 종교계의 도움에 매우 감사하다. 평소 파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던 국민들도 이번 철도파업에는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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