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잘리고, 황당한 자막… 시작부터 방송사고

2011.12.01 22:10 입력 2011.12.01 23:50 수정

야당 불참 ‘그들만의 개국쇼’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매일경제 등 종합편성채널이 첫날부터 방송 사고를 일으키는 등 개국 준비가 엉망이었음을 드러냈다.

조선 종편인 TV조선은 1일 오후 3시40분 애국가가 끝난 후 첫 프로그램이 시작되자마자 방송 화면이 둘로 나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출연자의 상반신이 화면 하단에, 하반신이 화면 상단에 나오는 장면이 10여분간 지속됐다. TV조선은 ‘본 방송국 사정으로 화면이 고르지 못합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라는 사과 자막을 내보냈다. 시험방송을 충분히 하지 못했던 게 방송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1일 개국한 TV조선의 오후 9시 메인 뉴스 첫 방송에서 앵커의 상반신과 하반신 화면이 분할되는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1일 개국한 TV조선의 오후 9시 메인 뉴스 첫 방송에서 앵커의 상반신과 하반신 화면이 분할되는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TV조선은 또 <최·박 시사토크쇼 판>에 출연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자막을 내보내 누리꾼들의 비웃음을 샀다. 트위터 이용자 @alivne****는 “조선은 토크쇼로 박근혜 띄우기 시작”했다고 꼬집었고, @hong****는 “TV조선, 박근혜 불러놓고 남자 진행자가 박근혜 비키니 사진 보여준다. 내가 다 화끈거리네”라고 말했다.

TV조선은 허위 홍보로도 물의를 빚었다. 조선일보는 1일자 신문 1면에 피겨스케이터 김연아씨 사진을 싣고 “종합편성방송 TV조선에 출연해 비밀을 고백하는 김연아씨를 목격하게 된다. TV조선에서 김연아씨는 피겨스케이트를 벗고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뉴스를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소속사 측은 김연아씨가 TV 뉴스를 진행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종편들은 개국 당일 편성표를 수정하고 재방송으로 방송 시간을 때우는 등 프로그램 편성 수준도 시청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중앙 종편인 jTBC는 개국 당일 오전 편성표 수정자료를 배포했다. 동아 종편인 채널A는 심야방송을 연예인들이 나오는 <개국 축하쇼>와 <개국특집 채널A 빅스타 총출동> 재방송으로 때웠다. jTBC와 채널A는 구색 갖추기용으로 4일치 편성표를 발표했지만 TV조선은 3일치 편성표밖에 만들지 못했다.

한편 종편 3개사(MBN은 제외)는 이날 오후 5시40분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공동 개국 축하쇼’를 열었다. 각 종편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이날 행사는 당초 6000여명이 초청됐지만 예상보다 참석자가 적어 맥빠진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청와대·정부·한나라당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은 불참해 ‘반쪽 축하’ 행사로 치러졌다.

재계 인사들의 참석률도 낮았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경제단체 수장들은 자리를 비웠다. 종편으로부터 광고 압박을 받아온 대기업도 홍보 담당 임원들이 회사 대표를 대신해 참석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이번 종편 개국은 축하만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면서 “혹시나 광고 요구에 시달릴지 몰라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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