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불참, 경찰 엄호 속 ‘그들만의 쇼’

2011.12.01 22:10 입력 2011.12.01 23:18 수정

1일 열린 종합편성채널(종편) 4개사의 개국쇼는 결국 ‘그들만의 잔치’로 끝났다.

중앙일보 jTBC, 조선일보 TV조선, 동아일보 채널A, 매일경제 MBN 등 종편 4개사는 이날 오후 5시40분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고려대 화정체육관(MBN은 제외)에서 ‘공동 개국 축하쇼’를 열었다. 각 종편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이날 행사는 당초 6000여명이 초대됐지만 예상보다 참석자가 적어 맥빠진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청와대·정부·한나라당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은 불참해 ‘반쪽 축하’ 행사로 치러졌다. 게다가 행사가 열린 광화문 일대에는 촛불집회 때의 ‘명박산성’을 연상케 할 만큼 경찰 병력이 대규모로 동원돼 ‘그들만의 잔치’를 경호했다.

1일 조선·중앙·동아·매경 등 4개 종편사의 개국 축하쇼가 열린 서울 세종문화회관 주변에서 경찰과 경비업체 직원들이 시위 등에 대비해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1일 조선·중앙·동아·매경 등 4개 종편사의 개국 축하쇼가 열린 서울 세종문화회관 주변에서 경찰과 경비업체 직원들이 시위 등에 대비해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더 좋은 방송이야기’를 제목으로 열린 개국 축하쇼는 이명박 대통령의 영상 축사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콘텐츠산업은 미래산업 성장의 동력”이라며 “방송 콘텐츠가 더욱 풍성해지고 글로벌 미디어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당초 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축하 연설을 할 계획이었으나, 비판 여론을 고려해 영상 메시지 전달로 방향을 바꿨다. 대신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등 주요 참모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쇼의 진행도 허술했다. 사회를 본 손범수 아나운서가 박희태 국회의장을 소개했지만 박 의장이 등장하지 않아 1분간 무대가 정적에 휩싸였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축사가 끝난 후에는 손 아나운서가 코멘트를 하려는 순간 조수미씨의 축하 영상이 갑자기 재생돼 참석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TV조선에 대한 소개를 한 뒤에는 2분여 동안 영상과 진행멘트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 이어졌다.

참석자도 예상보다 적었다. 정치권에서는 박 의장을 비롯해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김정권 사무총장, 이범래 대표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참석하기로 했다가 다른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재계 인사들의 참석률도 낮았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경제단체 수장들은 자리를 비웠다. 종편으로부터 광고압박을 받아온 대기업도 일부 기업 홍보 담당 임원들이 회사 대표를 대신해 참석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일반적인 방송사 개국 행사라면 축하하는 의미에서라도 참석하는 것이 도리지만 이번 종편 개국은 축하만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면서 “혹시나 광고 요구에 시달릴 것 같아 아예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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