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기는 누구…국정원 출신 기업가· 모스크바대 교수 위장· 정부 자문위원 맡아와

2015.11.02 06:00 입력 2020.02.28 16:44 수정
강진구 기자

국정원 간부 출신인 김흥기 카이스트(KAIST) 겸직교수가 2013년 ‘가짜 수료증’ 장사를 할 때까지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는 1990년대 중반 행정고시 합격 후 특허청 심사관을 거쳐 국정원에서 근무했다. 2000년 초반 국정원에서 퇴직한 그는 벤처기업가로 변신했다.

평범한 벤처기업인에 불과한 그는 2012년 대선 후 갑자기 온갖 정부부처 자문위원을 맡기 시작했다. 여기엔 2011년부터 시작된 모스크바국립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 약력이 후광으로 작용했다. 모스크바국립대는 지난달 30일 블라디미르 예레민 제1부총장 명의로 경향신문에 ‘그가 초빙교수인 적이 없었다’는 e메일을 보내왔다. 그전까지 아무도 그의 약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2013년 저서 <태클>과 각종 강연·동영상에서 자신을 한국인 최초의 모스크바국립대 초빙교수라고 소개했다. 그는 2012년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함께 한 시민단체로부터 ‘2012년 대한민국을 빛낸 1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부풀려진 이미지를 토대로 그는 2013년 7월 민주평통 상임의원, 9월엔 중국과학원 한국교육원장, 11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창업정책포럼 상임의장을 맡았다.

하지만 고속 출세가도에도 시련은 찾아왔다. 지난해 12월 신생 매체인 ‘그린미디어’가 그를 회장으로 영입한 직후 경향신문이 ‘국정원 댓글부대’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유사용역 실적이 전무한 그린미디어가 한국산업기술정보원(KTL)으로부터 15억원이 배정된 글로벌정보 용역을 수주하기까지 국정원 개입 의혹이 드러났다. 급기야 그린미디어가 용역보고서에서 국정원을 정보협력 파트너로 제시하고 국정원 간부 출신인 그를 지난해 말 회장으로 영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강진구 기자 kangjk@kyunghyang.com>

<반론보도문>

경향신문은 원고에 대하여 2015. 11. 2. 보도한 [(단독)‘댓글용역’ 김흥기, 장 차관 동원해 ‘가짜 수료증 장사’] 기사, 2015. 11. 2. 보도한 [장, 차관 강사진에…미래부, 특허청, 한림원도 깜빡 속아 후원] 기사 등에서 ‘원고는 중국 과학원 명의를 도용한 중국과학원 지식재산 최고위과정을 개설하여 수강료로 1인 600만 원을 받음으로써 가짜 수료증 장사를 하였다’는 내용, ‘원고가 모스크바 국립대학에서 명예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처럼 행세하였다’는 내용을 보도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위 각 보도에 대하여 원고가 운영하는 ‘지식센터 주식회사’는 중국과학원의 쓰용 교수가 부원장으로 재직하던 ‘중국과학원 가상경제 및 데이터과학센터’로부터 운영에 관한 정식 승인을 받아 ‘중국과학원 지식재산권 최고위과정’을 개설, 운영하면서 그 수료자에게 ‘중국과학원 가상경제 및 데이터과학센터’가 발급한 수료증을 교부하여 주었고, 원고는 ‘유라시아 무브먼트’로부터 명예이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는 반론을 제기하므로, 이를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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