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승마협회 회장사’로 이미 내정됐었다

2017.01.16 06:00

박 대통령이 김종 전 차관에게 ‘정유라 승마 지원 지시’ 한 달 전…

김종 “지시 듣고 이유 직감”…이재용 ‘독대’ 전부터 움직여

박근혜 대통령이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60·구속)과 김종 전 문체부 2차관(56·구속)에게 최순실씨(61·구속)의 딸 정유라씨(21)를 지원하라고 지시하기 한 달 전 삼성그룹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로 내정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통령과 삼성 간에 최씨와 정씨 지원을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다는 정황이다. 김 전 차관은 특검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정씨 지원을 거론하는 것을 보고 삼성이 승마협회를 맡은 이유를 직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지난해 말 특검 조사에서 “2015년 1월 청와대 별관에서 김 전 장관과 박 대통령을 만났는데 박 대통령이 ‘정유연(정유라 개명 전 이름)과 같은 학생을 정책적으로 잘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며 “박 대통령이 최씨 모녀와 매우 가깝고 삼성이 승마협회를 맡게 된 이유도 두 사람 때문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 전 차관이 박 대통령을 만났을 당시는 한화그룹의 후임으로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가 되기 2개월 전이다. 그러나 당시는 재계와 승마협회 내부적으로 박상진 삼성SDI 사장(64)이 2014년 12월 삼성 대외협력단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차기 승마협회 회장으로 내정된 상태였다.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에 내정된 사실을 알고 있던 김 전 차관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그 이유를 짐작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박 사장은 2015년 3월 승마협회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승마협회는 그해 6월 삼성의 후원으로 최대 505억원을 투입하는 ‘중장기로드맵’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당시 지원 선수 명단에는 정씨도 포함돼 있다. 이어 7월10일에는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찬성하기로 의결했다.

삼성은 그해 7월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 대통령과 독대할 때 박 대통령이 강요해 승마협회를 지원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특검은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에 내정될 당시인 2014년 말부터 최씨 모녀를 지원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움직였다고 보고 있다.

삼성은 2015년 9~10월 최씨 모녀 회사인 ‘코어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에 약 35억원을, 같은 해 10월~지난해 3월 최씨 조카 장시호씨(38·구속)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여원을 각각 지원했고 미르·K스포츠 재단에는 204억여원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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