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님과 함께

2024.03.31 20:23 입력 2024.03.31 20:25 수정

[노래와 세상]님과 함께

올해로 데뷔 60주년을 맞은 남진에게 최고의 히트곡을 물으면 주저 없이 ‘님과 함께’를 꼽는다. 전성기 때 해병대에 입대, 월남 파병을 다녀온 남진은 1972년 고향 작사, 남국인 작곡의 ‘님과 함께’를 발표한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백년 살고 싶어/ 봄이면 씨앗 뿌려 여름이면 꽃이 피네/ 가을이면 풍년 되어 겨울이면 행복하네/ 멋쟁이 높은 빌딩 으시대지만 유행 따라 사는 것도 제멋이지만/ 반딧불 초가집도 님과 함께면 나는 좋아 나는 좋아 님과 함께면/ 님과 함께 같이 산다면.”

2 대 8 가르마 머리에 나팔바지를 입은 남진(사진)은 엘비스 프레슬리처럼 다리를 흔들면서 브라운관과 쇼 무대를 누볐다. 가는 곳마다 열광적인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면서 승승장구했다.

그 시절엔 ‘새마을 노래’와 ‘님과 함께’밖에 들리지 않았다. ‘새마을 노래’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새마을운동을 펼치면서 보급한 국책성 노래였지만, ‘님과 함께’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따라 부르는 신나는 국민가요였다. 소풍 간 초등학생들의 장기자랑에서 단골로 등장하던 노래였다.

초가지붕을 걷어내고 잘 살아보자고 외치던 시절에 푸른 초원 위에 붉은 벽돌집을 짓고 님과 함께 오순도순 사는 것은 꿈같은 일이었다. 당대 청춘들은 미싱을 돌리고, 용접기를 잡고, 공사판 질통을 져 나르면서도 흥얼거렸다. ‘희망고문’이라도 좋았다.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이층집에서 님과 함께 살고 싶은 욕망을 잘생긴 오빠 남진이 눈웃음을 치며 부추긴 것이다.

팔순을 눈앞에 둔 남진은 지난주 ‘다 내탓이요’와 ‘목포항 블루스’ 등 신곡을 발표했다. 평생 호형호제해온 작곡가 안치행과 짝을 이뤄 곡을 발표한 그는 평생 현역이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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