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님 사랑합니다’ 적힌 시민단체 응원 사진 보여주자… 상태 호전된 리퍼트 대사 “생큐, 생큐”

2015.03.06 22:30 입력 2015.03.06 22:50 수정
구교형·고희진 기자·워싱턴 | 손제민 특파원

▲ “대사님, 정말 계속 같이 갑시다”
개인 블로그에 쾌유 기원 글 봇물

▲ 봉합수술 하루 만에 아침식사
병원 측 “얼굴 통증 거의 없어”
내주 초 실밥 제거 후 퇴원 결정

▲ 케리 국무 “정말 강인한 사람”
부친 “귀국 시점 얘기도 안 해”

피습 직후 “같이 갑시다!”라는 의연한 태도를 보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 대한 국내외 인사들과 시민들의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얼굴에 80여바늘을 꿰매고 왼팔에 신경접합술을 받는 큰 사고를 당했지만 6일 아침식사를 샐러드와 토스트로 할 만큼 병세가 호전되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정갑영 연세대 총장을 시작으로 병문안을 온 각계 인사들을 맞았다. 정 총장은 정남식 연세의료원장,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장과 함께 병실에서 15분간 머물렀다. 정 원장이 ‘대사님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시민단체 회원들 사진을 보여주자 리퍼트 대사는 “생큐, 생큐”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리퍼트 대사의 개인 블로그에는 “당신이 좋아하는 한국에는 당신을 좋아하는 많은 한국인이 있다. 상처가 깊지 않길 바라며 활력있는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는 글이 올라왔다. 트위터에는 “ ‘나라를 위하는 일은 위험이 따른다’는 리퍼트 대사의 아버지 말에 감동받았다”(@pha*******), “리퍼트 대사님! 정말 대인배시군요. 정말 계속 같이 갑시다!”(@mwl******) 등의 지지글이 다수였다.

이솔빈씨(26)는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이번 사건으로 한국을 싫어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내가 대신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동민씨(41)는 “한국인 중에는 착한 사람이 더 많다는 얘기를 전한다”, 노종석씨(66)는 “아들 이름도 한글로 할 만큼 한국 사랑이 대단한 걸로 안다. 쾌차하길 바란다”고 했다.

<b>선글라스 속의 성조기</b> 나라사랑실천운동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전날 피습당한 마크 리퍼트 미 대사의 쾌유를 기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 참석자의 선글라스에 성조기가 비치고 있다. | 연합뉴스

선글라스 속의 성조기 나라사랑실천운동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전날 피습당한 마크 리퍼트 미 대사의 쾌유를 기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 참석자의 선글라스에 성조기가 비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이완구 국무총리는 리퍼트 대사를 만나 “오바마 대통령이나 (미국) 국민들도 많이 놀라셨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일, 있어서는 안될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 직후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조태용 외교부 1차관 등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

이 총리는 병문안 직후 기자들에게 “이번 일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더욱 결속되고 한·미관계가 더욱 돈독해졌으면 좋겠다고 하자 리퍼트 대사도 동의했다”고 대화 내용을 전했다.

윤도흠 신촌세브란스병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병실에서 자유롭게 걸어다니고 괜찮은 편”이라고 리퍼트 대사의 건강 상태를 설명했다. 병원 측은 오는 9~10일쯤 얼굴의 실밥을 제거한 뒤 상처 상태나 회복 정도에 따라 퇴원을 결정할 방침이다. 윤 원장은 “회진 결과 얼굴 부위 통증은 거의 없는 상태”라며 “관통상을 입은 왼팔 아래쪽과 손가락 쪽으로 통증, 저림증상을 호소하고 있지만 2~3일 후면 차차 통증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가 입원 중인 본관 20층 2001호에는 비서와 주치의, 공보참사관이 상주하고 있다. 병실 밖은 병원 보안요원과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외빈경호팀이 지키고 있다. 또 특실 중 가장 넓은 병실이어서 출입구가 총 3개지만 1곳만 사용하고 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5일(현지시간)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리퍼트 대사가 매우 불행한 사건을 다루면서 용기있는 태도를 보여준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신기욱 스탠퍼드대 교수는 “네이비실(미 해군 특수부대) 출신으로 여러 훈련을 거친 젊은이인데, 침착하게 대응하는 모습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와 오바마 대통령이 누구에게나 얘기하는 것은 이 사람은 정말 강인한 사람이라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리퍼트 대사의 아버지 짐 리퍼트는 ‘인콰이어러’ 인터뷰에서 “걔는 이런 일이 있은 뒤에도 언제 미국 집에 돌아온다고 얘기하지도 않았다”며 “거기 생활에 매우 몰입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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