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미·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양국은 한반도 정세가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했지만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큰 이견을 보였다.

첫 동북아 순방에 나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일본·한국에 이어 지난 18일 중국에 도착해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만났다. 이날 회담 뒤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틸러슨 장관은 “한반도 긴장이 이미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하도록 북한에 영향력이 있는 중국과 협력해 갈 것”이라며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왕이 부장은 정세 인식에는 공감했지만 “한반도 문제의 본질은 북한과 미국의 문제”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중·미·북 3국 회담에 이어 6자 회담으로 가야 한다”며 “엄격하게 제재하면서도 대화 노력도 해야 한다”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양측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틸러슨 장관은 1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양국 관계 발전에 중요한 기회를 맞고 있다”며 “전략적 상호신뢰를 강화하고 서로에 대한 인식을 증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