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북핵, 중 책임론”에 왕이 “북·미 문제가 본질” 반박

2017.03.19 22:14 입력 2017.03.19 22:18 수정

미·중 외교장관회담 결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악수를 나눈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베이징 | EPA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악수를 나눈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베이징 | EPA연합뉴스

중국을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말투는 한층 누그러져 있었다. 18일 베이징에 도착한 틸러슨 장관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북핵 등 한반도 문제와 미·중관계 등에 대해 논의했다. 틸러슨 장관은 전날 서울 기자회견에서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선택이 가능하다”며 군사적 조치까지 언급했지만 중국에서는 목소리를 낮췄다.

하지만 틸러슨이 ‘부드러워진’ 사이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북한이 나쁘게 구는데, 중국은 아무 도움이 안되고 있다”며 중국을 비판했다. 왕이 부장은 이를 겨냥한 듯 “중국은 북핵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 에너지와 노력을 많이 기울여왔다”며 미국의 ‘중국 책임론’과 선을 그었다. 미·중 외교 수장은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를 비롯해 남중국해 갈등과 대만 문제, 무역·투자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다음달 초순으로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미와 양국 정상회담의 조율도 했다.

왕 부장은 이번 회담이 “솔직하고 실용적이면서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평가했지만 미·중 입장차가 선명하게 확인된 자리였다. 중국 측은 이날 10여개 매체만 선별해 폐쇄적으로 기자회견을 했고, 중국 관영 CCTV와 미국 ABC 기자의 질문 2개만 받았다. 미국 CNN방송이 초반에 회견 생중계를 했으나 현장 송출이 끊기면서 중단됐다. 두 장관은 기자회견 내내 미소보다는 엄숙한 표정을 보였다.

틸러슨 장관은 19일 오전에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을 만났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양국 관계 발전에 중요한 기회를 맞고 있다”며 미·중 간 협력을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중·미 양국은 아주 좋은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면서 “새로운 출발점에서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음달 초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시 주석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사드, 남중국해 문제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중요한 지역 현안과 관련, 양국은 반드시 서로의 핵심 이익과 우려를 존중해 양국 간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고만 언급했다.

틸러슨 장관도 “미국은 대립과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며 “상호존중과 협력공영의 원칙으로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원한다”고 화답했다. “기회가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방문해 미·중 간 향후 50년의 발전 방향을 잡고 싶어 한다”고도 말했다. 양국이 대화의 틀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다음달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문제 등에서 의미 있는 합의점을 만들어낼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에도 틸러슨이 존재감을 과시하지는 못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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