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끊긴 남북 채널…정부 “수정제의 없다”

2013.06.12 22:53 입력 2013.06.12 23:13 수정
이지선 기자

당국회담 무산 여파… 정 총리 “격이 맞아야” 재강조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지 하루 만인 12일 남북 간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연락통로인 판문점 적십자 연락채널이 다시 끊겼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우리 측 연락관이 오전 9시와 오후 4시 두 차례 시험통화를 했으나 북한 측이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북한이 남측 수석대표의 급을 문제삼으며 남북당국회담 불참을 통보한 뒤 남북이 7일 만에 다시 연락채널이 단절된 상태로 되돌아간 것이다.

<b>철거되는 회담장</b>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이튿날인 1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인부들이 회담장 시설물을 철거하고 있다. | 홍도은 기자  hongdo@kyunghyang.com

철거되는 회담장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이튿날인 1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인부들이 회담장 시설물을 철거하고 있다. | 홍도은 기자 hongdo@kyunghyang.com

판문점 적십자 연락채널은 지난 3월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 남북 간 불가침 합의 전면 폐기 선언과 함께 일방적으로 끊었다가 7일 남북 당국이 장관급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열기로 하면서 복원했다.

통일부는 또 북한 측에 당국회담을 다시 열기 위한 수정제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에 대화를 수정제의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제안한 실무회담을 통해 개성공단 문제를 풀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현재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남북당국회담을 통해 남북 현안 문제를 협의하고 해결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각각 제시한 대표단이 만나서 회담을 하면 된다는 데에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와 남북당국회담의 무산에 대해 “대화라는 것은 격이 맞아 서로 수용해야지 일방적으로 굴욕을 당하는 대화는 진실성이 없다”며 “지금까지는 무한대로 일방적으로 (북한에) 양보했지만 이제는 남북이 격에 맞는 대화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수석대표급 문제를 양보해서라도 회담을 성사시켰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대한민국 국민 자존심도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회담이 무산돼 국민께서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못했다”며 “새로운 남북관계로 가기 위한 하나의 진통이 아닌가 생각한다. 북한도 새로운 남북관계로 가려면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대화 분위기 조성은 중요한 현실적 문제’라는 개인 필명의 글에서 북한이 제의한 “6·15 선언 및 7·4 공동성명 기념 문제가 잘 풀리면 남북대화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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