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정상회담 애걸하며 돈봉투 건네려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공개한 남북 비밀접촉과 대화 내용 등을 두고 남북 간 파문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북한이 주장해온 것과는 상반된 내용이 회고록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북한이 5번 이상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으며, 북한이 이에 대한 대가를 요구했으나 자신은 조건없는 정상회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신념으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천안함 침몰 사건이 자신들 소행임을 인정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발언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관련 기사 보기)
특히 회고록은 2011년 5월 베이징에서 열린 비밀접촉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사과 수준과 표현 문제가 논의됐으며, 북한이라는 주체가 분명히 드러날 만한 문구여야 한다는 정부 요구에 대해 북측 대표는 좀 더 논의해보겠다며 평양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 접촉 직후인 2011년 6월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통일부 정책실장 김천식, 국가정보원 국장 홍창화, 청와대 비서실 대외전략비서관 김태효’ 등 실명을 거론하면서 “이들이 남북정상회담을 애걸하면서 돈봉투까지 건네려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북한은 천안함 사건이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펴면서 “남측이 ‘제발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 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이라도 만들어 세상에 내놓자고 하면서 ‘제발 좀 양보해 달라’고 애걸했다”고 주장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은 남북 접촉 상황을 자세히 공개하고 회고록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할 것”이라며 “회고록이 정식 공개되면 남북 간 진실공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