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차례 16시간’ 아침 식사 빼고 거의 모든 일정 동행

2018.09.20 22:05 입력 2018.09.20 22:58 수정
정희완·조형국 기자 roses @kyunghyang.com

‘순안공항에서 삼지연공항까지’ 남북 정상의 2박3일

DJ 땐 11시간·노무현 땐 6시간…전례없이 나란히 공연 관람

총 네끼 함께 식사한 문 대통령 “허심탄회한 대화에 큰 의미”

‘9차례 16시간’ 아침 식사 빼고 거의 모든 일정 동행 이미지 크게 보기

문재인 대통령의 2박3일간 방북 일정에는 거의 대부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행했다. 문 대통령의 방북 마지막 날인 20일 김 위원장과 백두산을 방문하는 등 사흘간 약 16시간을 함께했다. 앞선 두 차례 정상회담으로 쌓았던 두 정상 간 신뢰가 더욱 돈독해졌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평양국제비행장에서 김 위원장의 영접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박3일 동안 9차례 약 16시간을 김 위원장과 대면했다. 문 대통령은 방북 첫날 오찬과 둘째날 기념식수 행사를 제외하고는 모든 일정을 김 위원장과 함께 소화했다. 과거 두 차례 평양 정상회담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밀착 행보’이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약 11시간(4차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약 6시간(3차례) 동안 만났다.

특히 문 대통령의 예술공연 관람 일정에도 김 위원장이 동행했다. 방북 첫째·둘째날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과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관람에 함께한 것이다. ‘빛나는 조국’ 공연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소개로 연단에 올라 남측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했다. 2000년 김 전 대통령이 만수대 예술극장에서 ‘평양성 사람들’ 공연을 관람했을 때, 2007년 노 전 대통령이 집단체조 ‘아리랑’을 볼 때도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동행하지 않았던 것과 대조된다. 문 대통령은 사흘간 오찬·만찬 네끼 식사를 김 위원장과 함께한 점도 과거와 다르다. 문 대통령을 각별히 환대한 것이다.

각별한 의전은 두 사람이 쌓아온 친분과 신뢰 덕분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했을 때 두 팔을 벌려 김 위원장과 포옹하고 두손을 맞잡았다. 4월과 5월 두 차례 마주 앉았던 두 정상 사이에 어색함은 없었다. 환영·환송행사에서 인민군 의장대장이 문 대통령에게 ‘각하’라는 깍듯한 존칭을 쓰고, 환영행사에서 처음으로 예포 21발이 발사된 것도 두 정상이 신뢰를 구축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카퍼레이드를 위한 무개차에 주영훈 청와대 경호처장이 선임탑승한 것도 두 정상 간 믿음의 결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자연스럽게 담소를 나누는 장면도 여러 차례 포착됐다. 오찬·만찬 자리에서도 두 정상은 상체를 상대방 쪽으로 기울여 진지하게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평양 대동강수산물식당 만찬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나타나자 “오늘 내가 너무 시간을 많이 뺏는 거 아닙니까”라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두 정상이 2박3일 동안 대부분 일정에 동행하며 우애를 더욱 강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국민 보고에서 “3일 동안 김 위원장과 여러 차례 만나 긴 시간, 많은 대화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었던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며 “두 정상 간의 신뢰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된 방문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