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김 위원장 비핵화 확약…미국도 상응조치 내놔야”

2018.09.20 21:55 입력 2018.09.20 22:23 수정

프레스센터 대국민 보고

“연내 종전선언 목표…영변 핵시설 폐기는 불가역적 뜻”

“북, 경제 집중 원해…금강산 시설 몰수조치 해제 동의”

2박3일간의 방북을 마치고 20일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 보고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박3일간의 방북을 마치고 20일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 보고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박3일의 평양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종전선언은 가급적 조기에, 연내에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내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그 부분을 다시 논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거론하면서 “국민들께서도 김 위원장을 직접 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번영에 대한 그의 생각을 육성으로 듣는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메인프레스센터에서 30분 동안 진행된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상응하는 조치가 있을 경우 ‘북한 핵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영변의 핵 시설도 영구히 폐기할 용의가 있다고 천명했다”며 “그렇다면 그에 대해 미국이나 우리로서도 북한에 대한 적대관계를 종식시켜 나가는 조치들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흘간 강행군으로 다소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표정은 밝았다. 연설을 마친 뒤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 6개에 즉석에서 응답했다. 방북기간 동안 김 위원장과의 오랜 대화를 통해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는 자신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이 우리와 비핵화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한 것은 지난날과 크게 달라진 모습” “김 위원장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거듭거듭 확약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석협상가’를 맡아달라고 한 사실을 상기한 듯 북·미대화 재개 등 양국 협상을 거듭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며 “미국이 이와 같은 북한의 의지와 입장을 역지사지하며 북한과의 대화를 조기에 재개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의 빠른 진행을 위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리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북한의 유일한 핵실험장을 완전히 폐기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핵실험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건 언제든 검증받을 수 있다고 얘기했다”며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발사대를 폐기한다면 이제 북한은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도 할 수 없고 미사일을 더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일도 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평양공동선언에서 사용한 ‘참관’이나 ‘영구적 폐기’라는 용어는 결국 ‘검증가능한 불가역적 폐기’와 같은 말”이라고도 했다.

‘연내 종전선언’ 목표를 제시하면서 종전선언 당위성도 강조했다. 종전선언을 두고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종식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이라며 “평화협정은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는 최종 단계에서 이뤄지게 된다. 그때까지 기존 정전체제는 유지되는 것이다. 따라서 유엔사의 지위나 주한미군 주둔의 필요성은 전혀 영향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종전선언에 대한 개념 정리가 된다면 유관국들 사이에 빠르게 논의가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도 했다.

남북 정상의 합의문에는 담기지 않았으나 구두로 합의한 사항들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 개최하기로 합의했고, 지자체의 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저는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의 전면 가동을 위해 북측의 몰수조치를 해제해줄 것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두고는 “ ‘가까운 시일 내’라고 표현했지만 가급적 올해 안에 방문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국민들께서도 김 위원장을 직접 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번영에 대한 그의 생각을 육성으로 듣는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정부는 평양공동선언을 빠르게 실행하기 위해 범정부적 추진체계를 마련할 것”이라며 “남북 고위급회담을 이른 시일 내 개최하고 오늘의 성과가 국민 삶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국민 보고대회 뒤 맨 앞 줄에 앉은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박수를 받으며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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