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MB ‘페북 정치’

2017.11.13 22:42 입력 2017.11.13 22:48 수정
이지선 기자

‘국가발전, 국민의 단합된 힘 강조’…보수세력 결집 시도

다급해진 MB ‘페북 정치’

이명박 전 대통령이 13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사진). 지난 12일 바레인 출국에 앞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해 ‘정치보복’이라며 비판한 후 연이틀째 입을 연 것이다. 재임 시절 국가정보원 등의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 오랜 시간 침묵했던 것과 대비되는 행태로, 이 전 대통령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검찰 수사의 칼끝이 점점 가까워오자 다급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국내 현안에 대한 언급 없이 바레인 방문 이유와 특강 내용에 대해서만 썼다.

그는 “외교사절 및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이 오늘날과 같은 성장을 이룩한 비결은 교육과 국민의 단합된 힘이었다고 강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레인과의 인연은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1975년 현대가 바레인 아랍수리조선소 건설을 수주한 것이 그 시작”이라며 “우리 1인당 GDP는 2500달러 정도였는데 신생 울산현대조선소가 1억3700만달러의 대규모 해외 공사를 수주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었다”고 적었다.

각종 의혹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했지만, 이 전 대통령 발언 의도는 분명하다. 자신을 포함한 산업화세력의 노고로 대한민국이 이만큼 성장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현 정부가 국가발전을 위해 앞장섰던 산업화세력의 노고를 무시한다는 식의 논리를 펴 보수 결집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팔이’를 통해 보수 동정표를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또 이 전 대통령이 ‘국가발전을 위한 국민의 단합된 힘’을 강조한 것을 두고는, 자신의 재임 시절 벌어진 국가권력기관의 비행과 자신의 연루 의혹 등에 대한 진상규명을 사실상 덮자고 주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은 글을 맺으면서 “또 소식 전하겠다”고 했다.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앞으로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이 전 대통령은 전날에도 출국에 앞서 “외교안보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군의 조직이나 정보기관의 조직이 무차별적이고 불공정하게 다루어지는 것은 안보를 더 위태롭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안보 이슈에 예민한 보수층에 호소하는 메시지였다. 이 전 대통령은 또 “사회의 모든 분야가 갈등과 분열이 깊어졌다고 생각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며 단합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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