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치행사서 “왜 ‘별그대’ 같은 드라마 못 만드나”

2014.03.07 16:44
디지털뉴스팀

중국에서 새로운 한류 열풍을 일으킨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약칭 별그대)가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도 논의됐다.

관영 신화망은 6일 개최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문화예술계의 분임토론에서 문화예술인 출신 정협 위원들이 한국 드라마 ‘별그대’를 거론하며 중국 문화산업의 창조성과 혁신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영화감독 자오바오강과 배우 장궈리는 “별그대와 같은 드라마를 우리는 결코 찍어낼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자오 감독은 “창작과정에서 관성을 탈피해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중국의 관행을 비판했다.

중국 정치행사서 “왜 ‘별그대’ 같은 드라마 못 만드나”

정협 위원인 여배우 쑹단단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각종 이유로 우리 스스로의 날개와 상상력이 모두 끊어져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드라마를 찍었지만 방송 기회도 못 잡은 경우가 수두룩하다”면서 자신이 할머니로 나온 드라마에 대해 방송국에서 전혀 흥미를 못 느꼈다는 사례도 거론했다.

영화·드라마 감독들은 “시청률에 얽매이는 현실에서 창작에 속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사람들이 많이 볼까, 어떤 장르가 인기가 있을까만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감독들은 또 중국의 드라마 산업 구조 역시 불합리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자오 감독은 한국의 7개 방송사의 상황을 언급하면서 “모든 방송사와 드라마 제작사가 관계를 맺고 제작과 방송 역시 시스템적으로 한 세트로 움직이기 때문에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다”고 중국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올해 ‘춘제롄환완후이’(춘완)의 총감독이었던 펑샤오강 감독은 “그렇다면 왜 우리는 남(한국)을 배우지 못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자오 감독은 “주 단위로 방송하는 한국드라마의 경우 대본을 써가면서 촬영하기 때문에 시청자의 반응을 반영할 수 있지만 중국은 드라마 전체를 제작한 뒤에 방송사에 판매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드라마 중 수익을 내는 것은 3분의 1에 불과하다고도 말했다.

문화예술인들은 영화 심의 과정에서 행정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까다롭다고도 말했다. 펑 감독은 “영화심의 결과를 기다릴 때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하고 초조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정협 위원이자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모옌은 “심의위원에 젊은 사람과 문화예술 창작인들도 들어가야 한다”며 심의 당국의 인적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분임토의장에서도 정치국 상무위원인 왕치산 중앙기율위원회 서기가 ‘별그대’를 극찬해 화제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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