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공장 화재…유독가스·미로구조 참사키워

2003.12.18 00:50

17일 오후 4시50분쯤 경북 청도군 풍각면 흑석리 팽이버섯 생산업체인 대흥농산(대표 양항석·40) 공장 1층에서 불이 나 종업원 김이환씨(47) 등 12명이 실종되고 홍인선씨(41·여) 등 6명이 부상했다. 실종된 김씨 등은 불이 난 건물 3층에서 버섯 선별작업을 하던 중 빠져나오지 못해 모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가 난 건물은 전체 건물 3개 동 가운데 농장 입구 쪽 3층 짜리 건물로 건평 1,200평이 이날 불로 모두 탔다. 직원 김모씨(31)는 “건물 1층에서 용접작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주변에서 불길이 일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농장측이 1층 버섯종균 냉각장을 배양장으로 구조를 바꾸기 위해 용접작업을 하던 중 불똥이 철골 구조물 우레탄 피복재에 튀면서 주변 인화물로 번져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농장에는 모두 165명이 일을 하고 있었으며 불이 나자 1층의 인부들과 2층 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은 대피했으나 3층에서 버섯 선별작업을 하던 김씨 등 12명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불은 1층 출입구 주변에 쌓아둔 왕겨와 톱밥을 담은 플라스틱 박스로 옮아붙으면서 순식간에 번졌으며 건물 내부가 미로처럼 돼있는 데다 창문이 거의 없고 조명까지 어두워 대피가 어려웠던 것으로 추정됐다. 건물이 샌드위치 패널로 이뤄져 유독가스가 대량 발생, 진화를 더디게 했을 뿐 아니라 피해가 커진 원인이 됐다.

종업원 대부분은 인근 농민들로 월 70만~80만원을 받고 일해왔으며 특히 여성들이 많았다.

경찰과 소방대원들은 실종자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밤새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였다.

대흥농산은 1996년에 설립됐으며 ‘황소고집’이란 브랜드로 연간 400t의 무공해 팽이버섯을 생산, 전국 팽이버섯 시장 점유율이 28%에 이르고 연간 매출액이 1백50억원에 달한다.

〈청도/최슬기기자 sk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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