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행방불명 남편찾아 헤맨 길… ‘티베트에서의 30년’ 실화소설

2010.09.10 21:44

▲풍장…신란 | 랜덤하우스

[책과 삶]행방불명 남편찾아 헤맨 길… ‘티베트에서의 30년’ 실화소설

짙푸른 하늘, 광막한 고원, 바람에 펄럭이는 오색가지 깃발이 가득한 티베트를 배경으로 한 여인의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쟁 중에 행방불명된 남편을 찾아 티베트를 30년간 헤맨 한 여인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이자 티베트인들의 소박하고 영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 상실과 구원에 대한 이야기다.

중국 출신 여성 저널리스트로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신란(52)의 두 번째 소설인 <풍장>은 작가가 중국에서 라디오 진행자로 활동하며 듣게 된 한 실존 여성의 삶을 소설로 쓴 것이다.

1958년, 스물여섯 살의 젊은 의학도였던 수원은 사랑하는 커쥔과 결혼을 한다. 역시 의사였던 커쥔은 군의관으로 입대해 티베트로 떠나고, 결혼 100일 만에 수원은 남편의 사망통지서를 받아들게 된다. 사망 이유도 제대로 표기되지 않은 통지서만으로는 남편의 죽음을 납득할 수 없었던 수원은 남편의 행적을 찾아 티베트로 떠난다.

그곳에서 목숨을 잃을 뻔한 위험한 순간에 티베트 유목 가족에게 구조돼 그들과 함께 지내며 티베트인들의 삶에 서서히 물들어간다.

수원은 30년이 지나서야 남편의 최후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고 천신만고 끝에 중국으로 돌아오지만 너무도 달라진 중국 사회 앞에 이방인이 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뿐이다.

소설의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서정적인 필치로 펼쳐지는 티베트 유목민들의 삶의 모습이다.

철마다 방목지를 옮겨 다니고, 야크 젖을 짜 휘저어 버터를 만들고, 짐승 배설물을 연료로 만들면서 살아가는 티베트인. 황량한 고원에서 하루 종일 별 대화 없이 할 일을 하며 순간순간을 살아가는 단조롭고 잔잔한 삶 속에서 수원은 티베트 사람들처럼 욕심과 욕망 따위를 내려놓게 된다. 이영아 옮김.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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