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의 역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면 뭐든 가능하다

2015.01.07 13:42
헬스경향 한동하 한의학 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새해가 되면서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보통 쉽게 포기하는 경우에 많이 사용하면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이 표현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자주 사용되고 있지만 정확한 출처를 찾을 수가 없다. 한자문화권에서도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인터넷자료들을 보면 작심삼일의 출처를 맹자의 등문공(藤文公) 편으로 적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맹자에는 ‘작심(作心)’이나 ‘작심삼일’이라는 한자어가 없다. 다만 ‘작어기심(作於其心)’이라는 원문이 있는데 이 문구의 전후 의미는 ‘부정한 말[사설(邪說)]이 마음속에서 생겨나는 것’으로 ‘마음 먹는 것’과는 다르다. 따라서 작심삼일의 출처가 맹자라는 것은 억지스럽다.

그렇다면 삼(三)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현존하는 최고의 한자자전인 설문해자에 보면 ‘三은 수의 이름이다. 천(天), 지(地), 인(人)의 도(道)를 뜻한다. ‘一’과 ‘二’가 더해져 ‘三’이 됐으니 완성된 수(成數)’라고 설명하고 있다. 동양의 수리(數理)에서도 1은 최초의 양수(陽數)로, 2는 최초의 음수(陰數)로 보고 3이라는 숫자는 1(양)과 2(음)를 합한 완벽한 숫자로 여긴다.

서양에서도 3은 완성을 의미하며 신성시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삼각형이나 피라미드다. 삼각형은 선과 선이 만나 최초로 완성된 도형이고 피라미드 같은 삼각뿔에는 신성한 기운이 나오는 것으로 여겨진다. 천주교에서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삼위일체로 여겨 신성시한다.

3은 전체이면서 동시에 여기서 만물이 생성한다. 노자의 도덕경에도 ‘도(道)는 1을 생하고 1은 2를 생하고 2는 3을 생하고 3은 만물을 생한다’고 했다. 동양철학에서는 우주를 이루는 3요소를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라고 한다. 한의학에서도 우리 몸의 전체기능계를 삼초(三焦)로 나눴다.

3은 기회의 숫자다. 엄마가 아이를 혼낼 때 “하나! 둘! 셋!” 하면서 3을 셀 때까지 기회를 준다. 참을 인(認)자 3번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했다. 또 삼판양승(三判兩勝)이란 말이 있듯이 승부도 세 번은 겨뤄봐야 한다. 이는 첫판의 승자에게는 확인이며 패자에게는 기회다.

3은 확신의 숫자다. 한비자의 내저설(內儲設) 편에 보면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나오는데 저잣거리에서 최소 3명이 호랑이를 봤다면 분명 호랑이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병원에서 결핵균을 검사할 때도 3번 이상 동일한 양성반응이 나와야 하고 특정음식을 먹은 후의 알레르기반응도 3번 이상 연속적인 양성반응이 있어야 한다.

3은 정성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것이 유비가 제갈량을 얻기 위해 3번이나 찾아갔다는 삼고초려(三顧草廬)다. 부탁을 거절 당한 경우라도 절실하다면 3번은 청해야 하는 법이다. ‘후래자(後來者) 3배(盃)’는 벌주라는 의미와 함께 늦은 사람을 반기는 의미도 있다. 일상에서 3잔의 술을 권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웰빙의 역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면 뭐든 가능하다

광고이론 중 ‘3Hit이론(Three Hit Theory)’이 있다. 1972년 크루그만(Krugman)에 의해 정리된 광고의 반복이론이다. 새로운 브랜드를 광고할 때 처음 1, 2회의 노출은 효과가 없지만 최소 3회 노출되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세 번 정도 반복해야 우리 뇌가 효과적으로 기억할 수 있는 것이다.

작심삼일은 부정이 아닌 긍정적인 한자성어다. 작심삼일은 ‘작심해서 삼일도 못간다’가 아니라 ‘작심하고 삼일만 견디면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억하거나 습관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3번을 반복하고 3일만 견디면 되는 것이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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