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쌍용차 노조원 가족 만나 위로

2009.07.30 17:46 입력 2009.07.31 09:28 수정

“힘으로만 해결하는 건 不義”

정진석 추기경(78)이 사회적 현안 관련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재개발 예정지인 서울 가재울 뉴타운 지역을 방문해 ‘돈 중심’의 재개발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데 이어 30일에는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해 “모든 문제를 힘으로만 해결하는 것은 불의”라고 지적했다.

정진석 추기경(왼쪽)이 30일 서울 명동성당 서울대교구청 주교관에서 쌍용자동차 노조원 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석 추기경(왼쪽)이 30일 서울 명동성당 서울대교구청 주교관에서 쌍용자동차 노조원 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추기경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주교관에서 쌍용자동차 노조원 가족 10명을 만나 “모든 문제를 힘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불의의 악순환을 가져온다”며 “모든 문제 해결에는 인내의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문제가 폭력이 아니라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선의를 가진 많은 이들이 이번 사태가 좋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또 노력할 것”이라며 “부족한 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여러분을 위해 계속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노조원 가족들은 이날 오전 사전 조율 없이 서울대교구청을 찾았다. 정 추기경은 애초 잡혀 있던 약속을 뒤로 미루고 가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또 노조원·가족의 건강과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기도한 뒤 면담을 마쳤다. 서울대교구청은 “노조원 가족들이 ‘물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으로 다급하고 간절한 마음에 왔다’며 사측의 의약품·음식·식수 공급 차단에 따른 어려움과 인권 침해 현실을 토로했고, 정 추기경은 심각한 표정으로 경청했다”고 전했다.

정 추기경은 서임 이전 교세확장과 사회봉사에 치중했다. 서임 뒤에도 사회적 현안에 대해 말을 아껴왔다는 점에서 최근의 잇단 비판 발언은 이례적이다.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교회에서 소외된 이들과 가난한 이들을 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 추기경의) 사회 현안에 대한 관심이 최근에 생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7일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발표한 회칙 ‘진리 안의 사랑’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톨릭의 한 관계자는 “이번 회칙은 신자유주의와 시장 만능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는데, 정 추기경이 세계 가톨릭의 지침인 교황 회칙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가난한 자들 편에서 당신의 위치를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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