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조씨 高大 명예교수 사퇴

2005.03.07 07:29

일본의 극우성향 잡지에 ‘한일합방은 축복’이라는 내용의 글을 기고해 물의를 빚고 있는 한승조 고려대 명예교수가 결국 교수직을 자진사퇴했다. 한교수는 또 자유시민연대 공동대표직에서도 물러났으나 이 단체의 일부 회원들은 한교수의 평회원 자격도 발탁하는 한편 대표부도 책임을 지고 전원 동반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파문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교수는 6일 오후 사과문을 내고 “일본의 ‘정론’지 4월호에 게재된 본인 명의의 글에서 적절치 못한 단어와 표현이 있어 그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책임을 깊이 통감해 고려대 명예교수직을 사임하며 향후 모든 대외활동을 삼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교수의 거취 등을 논의하기 위해 7일 열릴 예정이던 고려대 임시 학·처장 회의도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교수가 공동대표를 맡았던 자유시민연대는 그의 평회원 자격 박탈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청년회원 30여명이 주축이 된 자유시민연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도부는 ‘지난 4일 한교수가 공동대표직을 자진 사퇴했으면 됐다’는 식의 미온적 태도로 일관해 국민의 오해를 증폭시켰다”며 한교수의 회원자격 박탈 및 지도부 동반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군사평론가 지만원씨(62)가 한교수를 옹호하면서 본인의 관점을 피력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파문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지씨는 지난 5일 자신의 홈페이지인 시스템클럽(www.systemclub.co.kr)에 올린 ‘한승조 교수에 돌 던지지 말라!’는 글에서 “일본의 선진화된 과학기술과 지식과 절제로 훈련된 정신은 잠자던 조선인들에게 커다란 자극이 됐음을 인정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씨는 “조선은 선진국을 배격하고, 문호를 닫아걸고, 자기들끼리 싸움질하며 먹고사는 데도 벅차했던 오합지졸 백성들이 먹을 게 없어 고려장을 당하던 원시마을이었다”며 “이런 못난 나라가 열강에 먹히지 않은 건 기적”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대통령이 일본에 식민역사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한국은 정상적 국가가 아니다”라고 주장해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장관순기자 quanso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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