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먹에 새긴 ‘분노와 거부’

2019.03.29 16:16 입력 2019.03.29 16:36 수정

[금주의 B컷]두 주먹에 새긴 ‘분노와 거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 인도에서 검은색 옷을 입은 여성들이 길바닥에 드러누워 주먹 쥔 손을 하늘을 향해 뻗어 올리고 있습니다.

여성들 주변을 둘러싼 기자들과 행인들은 이 광경을 카메라와 스마트폰 등으로 촬영하느라 분주합니다.

손등에는 매직으로 쓴 강간약물 X, 불법촬영 X, 남성카르텔 X 등의 글이 적혀 있습니다. 의혹이 확대되고 있는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 회원들이 분노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퍼포먼스로 표현한 것입니다.

가수 승리와 정준영 등 연예인들이 ‘주범’인 데다 경찰의 유착관계 등이 얽혀 대중들의 관심은 더 뜨겁습니다.

기억에서 사라져 가고 있던 ‘장자연 리스트’ 사건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범죄 의혹’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진상규명 요구도 더해졌습니다. 이 사건들은 모두 경찰과 검찰 등 공권력과의 유착 의혹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퍼포먼스에 앞서 여성들은 기자회견을 하며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강간문화 박살내자’ ‘남성카르텔 끝장내자’…. 한국 사회에 만연한 ‘남성중심 밤문화’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이었습니다.

불편한 구호이긴 했지만 부끄러움이 먼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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