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0대 모두 1순위로 꼽아
시민들은 한국 사회에서 성공을 결정하는 데 있어 ‘본인 노력이나 능력’보다 ‘부모 등 배경’이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자녀 특혜 의혹 등을 거치면서 부모의 지위가 자식에게 대물림되는 현상과 관련한 불신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경향신문·한국리서치가 5일 공개한 창간 74주년 기념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33%가 보상이나 성공을 결정하는 데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부모 등의 배경이나 외부 압력’이라고 답했다. ‘본인 노력이나 능력’(27%)보다 6%포인트 높다. ‘혈연·지연·학연 등 연고’(19%), ‘결정자나 윗사람의 편견이나 감정’(11%) 등이 뒤를 이었다.상당수가 한국 사회에서의 성공 여부에 개인 노력·능력보다 별도의 편법이 개입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7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부모 등 배경이나 외부 압력’이 성공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다. 특히 30대에서 ‘부모 등 배경이나 외부 압력’ 응답비율이 가장 높았고, ‘본인 노력이나 능력’ 응답비율은 가장 낮았다. 30대의 41%가 ‘부모 등 배경이나 외부 압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본인 노력이나 능력’(22%)이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20대에서도 36%가 성공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모 등 배경이나 외부 압력’이라고 답했다. ‘본인 노력이나 능력’은 31%였다.
한편 20·30대와 60대가 ‘혈연·지연·학연 등 연고’ 응답이 16~17%로 나타난 데 비해 40·50대는 각각 23%, 2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성공에 연고가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향신문은 창간 74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한국 사회 공정성과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등에 대한 여론을 들었다.
지난 3~4일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방식은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해 임의전화걸기(3개 이동통신사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0명)를 통한 전화면접으로 진행했다. 대상자는 지난 9월 기준 주민등록인구 현황에 따라 지역별·성별·연령별로 인구 구성비에 맞게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25.2%(총 3976명과 통화해 1000명 응답)다.
경향신문은 이번 조사 결과를 한국리서치 2017년 9월29~30일 조사, 2018년 10월2~4일 조사, 2019년 9월29일~10월1일 조사 결과와 비교 분석했다. 조사 결과는 소수점 첫째자리에서 반올림한 값으로, 항목별 합산치는 총계와 다를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