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 김모씨(30)가 2016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 직전 국회에서 단기 인턴으로 활동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국회입법조사처장은 김씨가 2015년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될 때 심사위원인 A교수로, 김 후보자가 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이던 시절 부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풀브라이트 학연’으로 김 후보자 아들에게 국회 인턴십 기회가 제공됐다면 ‘온 가족 풀브라이트 장학 수혜’에 이은 또 다른 ‘아빠 찬스’가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김 후보자 아들이 입사 과정에서 국회 근무 경력을 부풀리거나 과장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다만 A교수는 “입법조사처장이 인턴 채용까지 알 수는 없다”며 “각 팀장들이 인턴을 채용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현재 모건스탠리(MSCI) 한국사무소에 재직 중인 김씨는 2020년 10월 이 회사에 입사 원서를 내면서 첨부한 이력서에 국회입법조사처(NARS) 근무 경력을 기재했다. 근무기간은 2016년 1~2월, 직책은 입법조사원(Research Assistant·RA), 근무부서는 ‘사회문화조사실 환경노동팀’이라고 영문으로 적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15년 김씨가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될 당시 한국 측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A교수가 2014년 10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처장으로 재임한 곳이다. 2015년은 김 후보자가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일 때로 A교수는 당시 동문회에서 운영부회장직을 맡고 있었다. 한미교육위원단 위원(이사)으로 장학생 선발 등에도 관여해 온 A교수는 2018년부터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을 맡는 등 재단과 동문회를 오가며 풀브라이트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김 후보자의 아들은 본인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준 인사가 기관장으로 있는 곳에서 대학 졸업 예정자가 쉽게 얻기 힘든 인턴십 기회까지 얻은 것이다.

이에 대해 A교수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풀브라이트 장학생 선발은 심사위원으로서 양심에 따라 심사를 했고, 김 후보자의 자녀 여부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라며 “입법조사처 인턴을 누가 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제 권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씨의 국회 근무 경력과 관련해서는 ‘경력 부풀리기·과장’ 의혹도 제기된다.

김씨가 이력서에 기재한 ‘입법조사원’은 국회 정식 직책으로, 2016년 채용 공고에서 입법조사처 산하 사회문화조사실 환경노동팀의 경우 ‘노동법 전공자·석사학위자’를 우대 조건으로 명시했는데 당시 김씨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서동용 의원은 “입법조사처 문의 결과, 김씨가 이력서에 쓴 입법조사원 근무 기록은 없었으며 공직체험생으로 활동한 것으로 돼 있다”면서 “정식 직책인 입법조사원과는 명확히 다른 신분이기 때문에 (입사원서에) 그렇게 썼다면 허위 경력 기재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MSCI 한국사무소에 제출된 김씨의 이력서를 살펴보면, 대학 입학 이후 거의 모든 기간이 여러 대학 수학과 기관 근무 경력 등으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김씨는 2010~2016년 한국외대에서 영문학과 경영학을 복수전공하고 최우등졸업(Summa Cum Laude)했으며, 군 복무 기간은 2011~2013년이었다. 군 전역 직후 미국 뉴욕대 교환학생(2014년 1~5월)을 거쳐 졸업 직전인 2016년 1~2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근무했다. 2016년 9월부터 미 컬럼비아대 석사과정, 2018년 8월부터 미 로체스터대 사이먼비즈니스스쿨을 다녔다. 2020년 5월 학업을 마친 뒤 그 해 가을 MSCI 한국사무소에 입사해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