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동 전운까지 덮친 ‘3고’ 경제 위기, 정부 비상대책 있는가

2024.04.15 18:23 입력 2024.04.15 20:43 수정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중동 지역에 전운이 드리우면서 한국 경제에 대형 악재가 추가됐다. 유가가 급등하고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현상이 심화하고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15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장중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70달러)와 견줘 30% 가까이 올랐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거나 석유 물류망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기라도 하면 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 환율도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원 가까이 오른 1384원에 거래를 마쳤다. 1년5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한국 경제가 말 그대로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정부의 비상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전국을 돌며 민생토론회를 강행하던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행보’는 총선과 함께 사라졌다. 기획재정부가 이날 내놓은 정책이라곤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6월까지 2개월 연장한 것이 고작이다. 이번 조치로 휘발유는 종전과 같이 ℓ당 205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유지되지만 세수가 그만큼 줄어드니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것에 불과하다.

민생도 엉망이다. 국제 유가 오름세가 반영되지도 않았는데 먹거리·생필품 가격이 다시 무섭게 오르고 있다. 정부가 선거 전에는 물가를 잡는 시늉이라도 하더니 그마저도 손을 놓은 탓이다. 대파는 더 이상 875원이 아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가 치킨 9개 제품 가격을 일제히 1900원씩 인상했고, 쿠팡은 멤버십 회비를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1% 인상했다. 서울의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3800만원 넘어 1년 전보다 24% 올랐다.

정부는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 목표치로 2.6%를 제시했지만 지금 추세라면 언감생심이다. 민심은 4·10 총선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에 ‘레드카드’를 내밀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1.4%, 관리재정수지 87조원 적자가 보여주듯 부자 감세와 부동산 규제 완화로는 작금의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없고, 도탄에 빠진 민생을 구제할 수도 없다. 윤 대통령은 그간의 과오를 겸허히 반성하고, 경제 정책 기조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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