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68)는 당의 첫 전당대회에서 모바일·현장 투표와 대의원 투표 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통합에 참여한 진영들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았음이 입증된 것이다.
한 대표는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모바일 투표에서 2위 문성근 최고위원(59)을 크게 이겼다. 한 대표는 모바일에서 23만7153표를 얻어 18만3253표를 얻은 문 최고위원을 5만표 차 이상 앞섰다. 특히 다른 후보에 비해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39세 이하가 참여한 모바일 투표에서도 2위(박영선 후보)와 1만표 이상 격차로 이겼다.
한 대표는 대의원 투표에서도 5537표(43.4%)를 얻어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 때부터 꾸준히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활동해 트위터 팔로어 수 14만명 이상으로 전체 정치인 중 1위다. 파워 트위터리언인 작가 이외수씨 등이 한 대표의 SNS 멘토 역할을 하며 지원활동을 해준 것도 젊은층 표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모바일 투표 1, 2, 3위가 최종 결과에서도 1, 2, 3위를 차지했다. 모바일 투표 중 39세 이하 젊은층에서는 박영선 최고위원(52)이 11만1587표로 2위, 문성근 최고위원이 10만6272표로 3위에 올랐다.
반면 40세 이상 장년층에서는 문 최고위원이 7만6981표, 박 최고위원이 7만3834표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문 최고위원과 박 최고위원은 각각 배우와 방송기자 출신으로 인지도가 높고, SNS를 적극 활용한 게 주효했다.
문 최고위원이 2010년 8월부터 진력해온 야권통합 시민운동 ‘백만송이 국민의명령’ 회원 18만여명도 투표에 적극 참여했다. 박 최고위원은 정봉주 전 의원의 팬카페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회원들이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내준 것이 득표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고령자인 박지원 최고위원(70)이 모바일 투표 순위에서 4위를 기록한 것은 이색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수도권 다음으로 호남의 모바일 참여 비율이 높았던 것이 뒷심이 됐다.
4위 박 최고위원과 5위 이인영 최고위원(48)은 ‘조직표’로 알려진 대의원 선거에서 선전했으나, 모바일 투표에서 밀렸다. 대의원 투표에서 이 최고위원은 3648표를 얻어 한 대표에 이어 2위를 기록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박 최고위원은 3330표로 3위를 차지했다. 대의원 표 30%, 당원·시민선거인단 표 70%가 반영되는 이번 선거에서는 최종 투표 참여 결과 대의원 1표가 당원·시민선거인단 1표보다 17.28배 가치를 갖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 투표에서 격차가 커 문성근·박영선 최고위원을 따라잡지 못했다. 모바일 투표는 전체 투표율이 84.4%였고, 대의원 투표율은 60.4%였다.
김부겸 최고위원(54)은 현장 투표 7위, 39세 이하 모바일 투표 7위, 40세 이상 모바일 투표 6위, 대의원 투표 5위로 아슬아슬하게 막차로 6위 안에 들었다. 7위 이학영 후보와 최종 득표율에서 1.09%포인트 차이였다.
현장 투표율은 20%를 갓 넘어 투표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특히 12만8000여명의 당비당원은 자동으로 선거인단에 포함됐으나 투표율이 매우 저조했고, 본인 확인조차 제대로 안된 경우가 많아 향후 민주통합당 당원 관리에 있어 숙제로 남았다.